유대인의 결혼풍습 중에 삶은 계란을 나누어 먹는 의식이 있다.
 이 세상의 모든 물질은 가열할수록 묽어지는데 반해 계란 만큼은 반대로 더욱 단단해 진다. 기나긴 인생길을 살면서 고난과 시련이 겹친다 해도 이를 잘 참고 이기면 둘의 사이가 더욱 공고해진다는 의미의 이 '삶은 계란 나눠먹기'는 참으로 교훈적인 뜻을 내포하고 있다.
 사실 진정한 부부가 되기 위해서는 누구를 막론하고 가열이라는 고난과 시련 과정을 함께 겪어야 한다. 산다는 것 자체가 고난과 시련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부부란 모든 인간관계 중에서 가장 아름답고 뜻있는 관계다. 말 그래도 일심동체(一心同體)다. 그런 점에서 볼 때 결혼식에서의 삶은 계란 나눠먹기는 참으로 의미심장하다.
 그런데 우리는 어떤가. 너무 쉽게 결혼하고 너무 쉽게 이혼한다. 그러다 보니 어느 새 세계 최고의 이혼률을 자랑하는 불명예 국가가 됐다. 이혼 사유도 갖가지다. 그러나 그 가장 근본적이고 공통적인 이유는 서로의 불신에서 오는 몰이해와 상대의 아픔을 나눠 갖지 못하는 닫힌 마음 때문일 터다.
 사실 기쁠 때만의 부부는 참된 부부가 아니다. 슬픔과 고통과 시련을 공유하며 함께 극복해 가면서 서로를 확인하는 부부야 말로 참된 부부라고 할 수 있다. 부부라는 것은 어디까지나 ‘혼자'라는 단수가 아니라‘함께'라는 복수이다. 독선적이거나 일방적일 수 없다는 뜻이다. 
 어쨌든 이혼은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이혼이 하나의 유행이라는 그 이유 만으로 이혼급증이 묵인되거나 정당화될 수 없다. 게다가 요즘은 이혼숙려기간이라는 제도가 있어 욱하는 마음으로 이혼해 후회하는 것을 막고 있어 다행이긴 하지만 주변 부추김이 예사롭지 않다니 그것도 문제다.
 사실 인생이란 고난과 시련의 연속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동반자가 있어 이를 함께 극복해 나간다는 건 그래도 축복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그 동반자는 지금은 어떨지 모르지만 그래도 한 때는 내가 죽도록 사랑했던 '사랑의 당신'이 아니었던가. 더욱이 우리 기독교인은 세상 풍속이나 유행 보다는 주님의 뜻을 따라야  하는 것이고 보면, 이혼에 대해 더더욱 신중해야 한다.  / 서재철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