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전주박물관(관장 김승희)은 옛 사람들의 유명한 필적을 익히거나 감상할 목적으로 만든 책(법서·법첩)를 소개하는 특별전 ‘선인들이 즐겨 쓴 중국 글씨본’을 갖는다.

오는 21일부터 열리는 이번 전시는 제11회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와 연계하여 진행되는 것으로, 우리 선인들이 글씨를 연습하는데 즐겨 사용한 중국 명필의 글씨본뿐 아니라 전주에서 간행된 법첩과 전북의 서예가에 의해 제작된 법첩필사본도 함께 보여준다.

전시는 총 4부로 구성된다. 1부 ‘고대의 글씨, 동진의 전범에 이르다’는 고대 중국의 금석문 탁본에서 서성이란 칭호를 얻은 왕희지에 이르러, 중국 서예의 전범이 이루어지는 것을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수선비, 난정서, 중국 고대의 다양한 글씨를 따라 쓴 병풍 등을 감상할 수 있다.

2부 ‘당과 송, 변혁의 기운이 움트다’에선 자신의 서체를 구축한 당, 송 시대 대표 명필의 글씨본을 소개한다. 당나라 구양순, 안진경, 회소를 비롯하여 송나라의 소동파, 미불 등의 작품을 선보인다. 주요 전시품으로는 구성궁예천명, 자서첩, 적벽부, 백운거미첩 등을 만날 수 있다.

 ‘원과 명, 복고와 재창조가 이루어지다’ 주제의 3부에선 원·명 시대의 대표적 명필인 조맹부, 설암, 동기창 등의 작품이 소개된다. 전통적인 서예에 대한 심층적 연구가 진전되고 이를 바탕으로 재창조가 이루어지는 시기를 조명한다. 완화유수첩, 춘종서첩, 동기창의 산수도첩이 관람객을 맞는다.
 
4부 ‘집첩, 명필들의 글씨를 아우르다’에선 중국 명필 글씨를 모아서 제작한 글씨본인 ‘집첩’을 펼쳐 보일 예정이다. 현존하는 가장 빠른 시기에 제작된 집첩인 순화각첩 명대 중각본과 함께 희홍당첩, 삼희당법첩 등 각종 집첩이 전시된다.

박물관 관계자는 “특별전에는 중국의 글씨본뿐만이 아니라 이를 모범으로 삼았던 조선시대 선인들의 작품도 다수 전시 된다”면서 “최초로 명필의 글씨를 모아 간행한 송나라 ‘순화각첩’, 왕희지의 ‘난정서’ 고사를 그린 명나라 ‘난정회서도’, 1000년 이상 된 북송시기의 ‘집자성교서’ 탁본, 오세창의 병풍은 특히 주목되는 주요 자료”라고 설명했다.
 
또한 특별전과 연계한 특별강연이 3회에 걸쳐 진행될 예정이다. 서예와 법서(이완우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10월 26일), 전북의 서예전통과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김병기 전북대 교수·11월 2일), 중국의 서예·비와 첩의 세계(정현숙 원광대 연구위원·11월 9일) 등의 강연이 마련된다.

전시는 오는 12월 3일까지 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
문의 063)220-1027.
/정해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