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는 21일 지진으로 파손된 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 원자력발전소 인근에서 생산된 식료품들에서 방사선이 검출된 것은 처음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심각한 문제라고 밝혔다.

필리핀 마닐라에 있는 WHO 서태평양 지부의 피터 코딩리 대변인은 이날 로이터 통신과 가진 전화 인터뷰에서 "이번 사태는 분명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코딩리 대변인은 사건 초기 우리는 이런 문제가 원전 주변 반경 20∼30㎞ 이내 지역에 국한될 것으로 생각했었다며 지금 상황은 우리가 처음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심각하다고 밝혔다.

검출된 방사능 수치가 위험한 수준은 아니라는 일본 정부 관리들의 거듭된 보증에도 불구하고 우유와 야채, 대기 중 부유 먼지들에서 잇따라 방사성 물질들이 검출됨에 따라 일본 국민들의 불안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산 원유(原乳)의 판매를 금지시켰으며 이웃 이바라키(茨城)현에서 생산된 시금치에 대해서도 판매 금지 조치를 내렸다. 일본 정부는 21일 늦게 더 많은 규제 조치들을 발표할 예정이다.

코딩리 대변인은 그러나 후쿠시마산 식료품들이 다른 나라들로 팔려나갔다는 증거는 아직 없다고 말했다.

그는 후쿠시마 원전과 수출 시장을 연계시킬 어떤 증거도 아직 찾지 못했다면서도 후쿠시마 인근의 오염된 지역에서 오염된 식료품 일부가 반출됐을 것으로 가정하는 것이 보다 안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제네바의 WHO 본부에서 보다 상세한 상황 파악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21일 중 좀더 구체적인 지침이 발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딩리는 또 일부 일본 식료품들에서 검출된 방사성 물질이 후쿠시마 제1 원전 때문에 비롯된 것이라고 단정짓는 것은 현재로서는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