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출판문화의 대표적 역할을 담당한 완판본, 특히 전주의 문화적 자산인 완판본 한글고전소설의 목판은 아쉽게도 거의 남아 있지 않다. 목판을 제작하는 기술인 판각 기능의 전수도 이어지지 않았다.

안준영 관장과 문하생들은 전주완판본의 맥을 잇기 위해 10여 년 전부터 심청전의 복간사업을 진행하여 마침내 작업을 완결 지었다.

전주완판본문화관(관장 안준영)은 심청전 상·하권 목판 복각·출판을 기념해 ‘100년 만에 핀 꽃, 완판본 심청전’ 특별전을 연다. 전시는 571돌 한글날 주간을 맞이하여 기획된 것으로 오는 28일 목판 복각·출판 기념식을 시작으로 12월 31일까지 열린다.

이번에 복각된 완판본 심청전은 1906년 전주 서계서포에서 간행된 완서계신판으로 박순호 교수의 소장본을 모본으로 했다. 특별전은 책판 제작과정과 함께 심청전 하권의 중요 대목을 현대어로 풀이하여 스토리가 더해진 전시로 구성됐다.

안 관장은 “무형유산의 전승을 위해서는 사람과 사람 사이를 이어주는 기능의 계승이 중요하다. 전통 판각 강좌를 시작으로 기능을 계승하며 심청전 상·하권 전체를 목판으로 복각하게 되어 의미가 깊다. 완판본 한글고전소설이 독특한 민체와 서민문화의 특수성을 담고 있듯이 이번 전시는 전주 시민들의 참여가 있어 더욱 빛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현재 목판 복원 사업은 주로 국가나 기관 주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렇게 민간에서 자생적으로 복원이나 복각을 시작하고 책 간행까지 마친 경우는 드물다”고 말했다.

전시가 시작되는 28일 오후 2시부터는 새롭게 간행된 완판본 심청전 기념하기 위해 ‘완판본 심청전 상·하권 목판 복각 출판 기념식’이 열린다.

이날 기념식은 심청전 상·하권 전체를 복각한 의의를 전하고, 완판본 심청전을 간행함으로써 새로운 서포(책방)로 자리매김하게 된 완판본문화관과 전주목판서화관을 기념하는 자리다.

이날 기념식에선 경과보고, 참여 각수 소개를 비롯해 인쇄 시연, 전통 판각 시연, 서포(책방) 현판식, 왕기석 명창·판打stick 축하공연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어 오후 7시에는 ‘전주 서포거리(책방골목)의 의의와 가치’를 주제로 전북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이태영 교수의 강연이 펼쳐진다.

그는 “전국에 한글을 널리 보급하여 우리나라 출판문화의 대표적 역할을 담당한 한글고전소설 완판본은 전주의 문화적 자산이다. 매년 한글날 주간을 기점으로 전시, 체험, 문화행사 등으로 문화 원형 전승의 중요성과 완판본의 가치를 널리 홍보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정해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