옻칠과 나전을 소재로 작업해 온 박지은 작가.

그가 우진문화재단의 제66회 청년작가에 초대되어 ‘그녀가’ 전을 선보이고 있다.

박 작가는 그간 우연적인 이미지에서 내용을 의미화 시키는 작업을 펼쳐왔다. 이번 전시에선 인간의 이성적인 행위를 사물이나 자연의 갖가지 형태로 표현하는데 초점을 뒀다.

그는 인간적이고 이성적인 행위를 우리 일상의 모습에서 찾아내고, 이를 토대로 삼베를 화판에 붙이고 그 위에 옻칠을 수차례 덧칠하는 지난한 작업과정을 거치며 조형을 완성한다.

작가는 “나의 옻칠 작업은 옻칠과 건조의 반복에서 오는 어려움이 있으나, 나무 화판에 또는 그 위에 삼베나 모시를 붙이고 나전까지 첨부함으로써 동양화의 적묵법에서 나타나는 중후함이 배어나온다”고 말한다.

작업의 전 과정이 번거롭고 기성 물감이 없이 안료를 섞어 하나하나의 색을 매번 만들어 써야하지만, 작가는 그림에 사용되는 모든 재료를 자연에서 얻어지는 것들로 표현해 옻칠의 본질을 거스르지 않는다.

박지은 작가는 “이번 전시는 나에게 새로운 시도다. 주제나 조형적으로도 그렇지만 새로이 가정을 이루고 육아를 하게 되면서 생활공간과 환경이 달라졌다. 그렇게 보고, 겪고, 느낀 것이 작품에 담겨 있다”면서 “형언할 수는 없지만, 삶에 대해 좀 더 깊이 들여다보게 된 듯하다”고 전시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전시는 오는 20일까지 우진문화공간에서 열린다.
/정해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