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강타한 대재앙 때문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 일본 동북부에서 발생한 8.8 규모의 강진은 미증유의 광경을 보여주었다. 높이 10m의 해일이 순식간에 항구와 공항과 해안의 여러 마을과 농토를 흔적 없이 쓸어버린 것이다. 자동차며 배들은 말할 것도 없고 집들도 장난감처럼 휩쓸렸는데 그게 마치 영화의 한 장면을 찍기 위해서 미니어처를 쓸어버리는 장면처럼 보였다. 전속력을 다해서 달아나던 자동차들도 급속도로 들이닥친 지진해일에는 함께 휩쓸릴 수밖에 없었다. 해안을 향하여 들이 닥친 쓰나미의 시속이 800km이었다니 상상이 잘 안 된다.
지난 수년간 환태평양에서 발생한 지진들이 새삼 큰 두려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여느 지진들과 달리 대지진인 까닭이다. 칠레에서 발생한 지진도, 알래스카에서 발생한 지진도, 캄차카에서 발생한 지진도, 수마트라에서 발생한 지진도, 통가에서 발생한 지진도, 작년 초에 아이티에서 발생한 지진도, 그리고 스무 날 전쯤에 발생한 뉴질랜드의 지진도, 지구가 환태평양 국가들에게 주는 경고가 아닐 수 없다.
환태평양 지진대를 따라서 선을 그려나가다 보면 둥근 모습을 하고 있다. 그래서 지질학계에서는 환태평양 지진대를 ‘불의 고리’라고 명명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지구의 활화산과 휴화산의 75%가 이 지역에 몰려 있다. 그리고 모든 지진의 90%가 이들 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다. 그에 더하여 미국의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지난 100년 동안 발생한 지진 가운데 규모면에서 상위 20위 안에 드는 지진이 무려 19건이나 된다. 
지질학의 이론인 ‘판구조론’에 따르면 각 대륙은 겉보기와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각 지각은 한 덩어리로 붙어 있지 않고 여러 개의 판으로 나뉘어 있다. 아시아 대륙만 해도 유라시아 판이 있고, 아라비아 판이 있고, 인도 판이 있고, 북미 판이 있다. 그리고 바다 쪽에 필리핀 판과 캐롤라인 판이 있다.
이웃 나라 일본에서 자주 지진이 발생하고 있으니 불안하다. 유라시아 판에 속하는 한반도는 환태평양 지진대에서 멀리 벗어난 게 아니다. 그리고 중국의 경우는 유라시아 판인데도 거의 해마다 대지진이 발생하고 있다. 중간에 위치한 한국에는 별 일이 없어야 하는데 걱정이다.
 /이희찬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