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전주박물관(관장 김승희)은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소장 이귀영)와 공동으로  ‘침몰선에 실렸던 고려 사람들의 꿈’ 특별전을 연다. 

이번 특별전은 전북 서해안 일대의 수중문화재 조사 15년 성과를 재조명하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출토유물 중 3천여 점을 선보인다. 전시는 오는 9월 24일까지 박물관 기획전시실.

전북의 수중문화재 조사는 새만금 방조제 건설을 계기로 고군산군도 등에서 이루어졌다. 이 지역에 방조제를 건설하는 대규모 물막이 공사로 인해 주변 바닷속 물길이 변화했고, 덕분에 펄 속에 묻혔던 유물이 발견돼 발굴로 이어졌다. 

2002년 4월 군산시 옥도면 비안도에서 소라잡이에 나선 잠수부들이 고려청자를 발견한 이후, 2003~2004년 군산 십이동파도 해역과 2006~2009년 군산 야미도 해역에서 발굴조사가 진행됐다. 

수중 발굴을 진행한 결과, 고려시대 청자를 운반하던 배‘십이동파도선’을 비롯한 도자기·닻돌·철제 솥·시루·밧줄 등 1만 5천여 점의 유물이 발견됐다.

전시는 고군산군도를 이루는 섬들인 비안도·십이동파도·야미도에서 건져 낸 다양한 고려시대 유물을 통해서 바닷길을 이용한 한 당시 사람들의 삶을 살펴본다. 

고군산군도 일대는 예로부터 수많은 국내외 선박이 항해하는 연안항로이며 서해 바닷갈의 주요 거점이었다. 고려시대 이르러 군산지역에 조창이 설치되면서 고군산군도는 개경으로 오가는 조운로이자 중국과 통하는 해상교류 및 국제교역의 중심지였다. 또 객곽인 군산정과 관청을 두어 사신과 상인들이 머무르는 기항지 역할도 했다.

오늘날 고군산군도 여러 해역에서 발견되는 수 만점의 도자기들은 당대 해난사고 흔적으로 고려시대 청자의 바닷길 유통이 활발히 이뤄졌음을 보여준다.

전시에선 전남 해남과 전북 부안 등지에서 생산된 다양한 품질의 청자를 관람 할 수 있다. 또한 10년 이상의 보존처리를 마친 고려시대 청자 운반선 ‘십이동파도선’ 선체 일부가 닻돌·시루·밧줄 등 선상생활용품과 함께 전시된다.

이 외에 야미도 발굴 현장에 투입된 우리나라 최초의 수중문화재 발굴 전용선인 ‘씨뮤즈호’(2006년 취항) 모형도 관람할 수 있다. 씨뮤즈호 시연은 29일까지 오전 11시·오후 3시에 각각 열린다.

김승희 관장은 “이번 특별전은 제22회 바다의 날(5월 31일)과 전국해양문화학자대회(7월 6~8일) 연계된 전시로, 조사된 유물의 수량에 비해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전라북도 지역 수중문화재의 가치를 널리 알리는 것은 물론 국내 수중문화재 발굴에 대한 관심을 끌어내는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의 220-1030.

/정해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