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치킨은 물론 맥주까지 가격이 무섭게 오르면서 서민 가계의 한숨이 커지고 있다. 

  탄핵정국을 거쳐 새로운 대통령을 뽑는 혼란스런 시국을 틈탄 꼼수 인상이라는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삼양식품은 1일부터 삼양라면, 불닭볶음면, 맛있는라면, 나가사끼짬뽕 등 12개 제품 가격을 평균 5.4% 인상한다고 밝혔다. 그중 삼양라면은 기존 760원에서 810원으로 6.5%, 짜짜로니는 850원에서 900원으로 5.9% 오른다. 삼양식품의 가격 인상은 2012년 8월 이후 4년 9개월 만이다. 

  회사 측은 "인건비, 물류비 등 원가 상승에 따른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농심은 지난해 12월 신라면, 너구리 등 12개 브랜드의 권장소비자가격을 평균 5.5% 올렸다. 신라면은 780원에서 830원(6.4%)으로 올랐다. 

  전문가들은 최근까지 라면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고 밝혔던 오뚜기와 팔도 등 다른 업체들의 가격인상 결정 역시 사실상 시간 문제로 보고 있다.

  라면과 함께 국민 대표 먹거리인 치킨값도 오른다. 

  치킨 프랜차이즈 BBQ는 이날부터 치킨값을 인상한다. 앞서 BBQ는 지난달 초 '황금올리브치킨'을 마리당 1만6000원에서 1만8000원으로 2000원(12.5%), '황금올리브속안심'은 1만7000원에서 1만8000원으로, '자메이카통다리구이'는 1만7500원에서 1만9000원으로 각각 올리는 등 주요 메뉴를 평균 9~10% 인상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거의 모든 메뉴가 2만원 전후에 형성되는 셈이다.

  업계 1위 BBQ가 '총대'를 맨 만큼 그동안 눈치를 보던 다른 치킨 프랜차이즈업체들의 가격인상도 잇따를 전망이다.

  술값도 올랐다. 지난해 11월 오비맥주는 카스, 프리미어OB, 카프리 등 주요 맥주 제품의 출고가를 평균 6% 인상했다. 한 달 뒤에는 하이트진로가 하이트와 맥스 등 맥주 제품 출고가를 평균 6.33% 인상했다.

  버거 가격도 비싸졌다. 1월에는 맥도날드가 2월에는 버거킹이 메뉴별로 적게는 100원에서 많게는 400원가량 올렸다. 또 커피전문점 탐앤탐스가 음료 메뉴 가격을 평균 10% 안팎으로 올리고, 자연별곡,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등 주요 패밀리 레스토랑들도 연말연초에 잇따라 가격을 올렸다.

  아울러 삼겹살 가격이 전년대비 9.2% 오르고 계란값이 AI 여파로 고공행진을 지속하는 등 국민 식탁물가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전체 소비자물가도 뛰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2%를 기록, 4년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실업률을 더해 가계의 경제고통을 수치화한 1분기 '경제고통지수'는 6.4로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안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