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재.레미콘 수급난이 심각한 가운데 철근 등 철강재의 올해 가격 상승세 역시 만만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2월 건자재가격 인상을 사실상 견인했고 지금도 오름세가 견조하다. 

건설업계로서는 전체 자재비용의 40%가량을 차지하는 양대 핵심자재(철근, 레미콘)의 동반 오름세에 고심하고 있지만, 대안이 없어 답답한 처지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내놓은 '1〜2월 건설공사비 지수'를 보면 1월 120.41과 2월 120.47로 지난해 12월(118.08)과 비교해 1.97%와 0.05%씩 올랐다.

지수 상승세의 자재 분야 진원지는 철강재 등 금속제품이었다. 

전월 대비 가격 상승폭 1위 품목은 열연강판으로 11.7%나 올랐다. 아연도 강선(9.8%), 조립식건축용 금속패널(8.7%), 아연도금강판(7.6%)이 3〜5위였다. 

냉간압조용 강선(5.9%), 아크용접강관ㆍ보통강선재(각 5.4%), 냉연전기강판(5.2%), 스테인리스 냉연강판(4.7%), 전기용접강관(3.7%), 건축용 판금제품(3.6%), 알루미늄 새시바(3.4%), 중후판(3.4%), 컬러강판(3.3%)도 20위권에 들었다.

1월 가격 인상률 20위권 품목 가운데 벙커C유(10%), 휘발유(6.8%), 경유(5.9%), 등유(4.7%), 측량비(4.1%)를 뺀 나머지를 철강재 등 금속재가 차지했다.

2월에도 중후판과 열연강판의 가격 상승률이 각각 8.2%로 동관(17.9%)에 이은 공동 2위였고 아연도금강판(4.4%), 전기용접강관(2%), 컬러강판(1.8%) 등이 가격 급등 20위권 품목에 이름을 올리는 등 철강재 강세현상이 지속됐다.

현장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철근의 가격도 건설.제강사 간 협정가격이 작년 4분기 t당 58만5000원이었지만, 올해 1분기 3만5000원 오른 데 이어 2분기 다시 1만5000원 오른 63만5000원이다. 불과 3개월 만에 t당 5만원이나 급등했다.

연간 철근 사용량(약 1000만t)을 감안한 건설업계의 추가부담액만 5000억원이다. 수급도 어렵다. 

동절기를 감안해 7대 철근 제조사들이 책정한 1분기 판매 목표량은 243만t이었지만 판매실적은 256만t으로 13만t이 많았다. 3월 판매량은 역대 월간 최고치인 100만t이었다.

건자회 관계자는 "당초 2개 분기 연속 철근가격 인상은 있을 수 없다는 방침 아래 동결 입장을 고수했던 우리 업계가 서둘러 인상에 합의한 이유는 시간을 끌수록 불리하다는 판단 때문"이라며 "재고와 수입이 급감하면서 4월의 철근 판매 속도는 3월보다 빠르다. 건설경기가 주춤해지고 착공량이 줄어들기를 기다리는 길 외에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건설업계는 건자재 품목 가운데 경기 최선행 품목으로 꼽히는 콘크리트파일의 판매량과 가격이 주춤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콘크리트파일 수요가 급감하면 다음 수순은 레미콘, 철근이다. 

실제 건설연의 자재가격 조사에서도 콘크리트파일의 가격은 1월과 2월 각각 2%와 1.9%씩 떨어졌고 지금도 초약세란 게 건설업계의 전언이다.

/안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