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SOC예산을 지속적으로 감소시키고 있는 가운데 국가 재정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인 민간투자사업마저 급격히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20일 정부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가 2017년 민간투자사업기본계획에 민간제안사업의 예비타당성 조사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민간투자사업은 정부고시사업과 민간제안사업 두 가지로 나눈다.

 

  정부고시사업은 주무관청이 '민간투자시설사업 기본계획'을 수립.고시하고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 민간투자대상사업을 지정토록 했다.

 

  반면 민간제안사업은 민간이 사업 발굴 및 사업성검토를 통해 사업을 제안하고 이후 적격성 조사 절차에서 예비타당성조사 내용을 포함해 한국개발연구원(KDI) 공공투자관리센터(PIMAC)에서 평가한다.

  문제는 민간제안사업에 예비타당성조사 도입이다. 

  이는 이미 적격성조사에 포함된 예비타당성을 별도로 절차를 추진할 경우 민자 사업에 걸리는 기간을 늘려 오히려 사업추진이 미뤄질 수밖에 없다. 

  현행 민투법에 민간제안사업의 예비타당성조사 근거규정이 없는데도 하위규정인 민간투자사업기본계획에 예비타당성조사 의무 도입은 법체계에도 위배된다.

  또한 예비타당성조사는 국가재정법을 근거로 실시하며 조사결과를 공개토록 하고 있다.

 

  민투법에서는 최초제안자의 제안내용에 대해 제3자 제안공고 이전까지 공개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만약 민간제안사업에 예비타당성제도가 도입되면 수년간 준비한 사업비밀이 공개될 뿐 아니라 민투법 규정과도 상충 돼 법 적용상 혼란 초래 등의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더욱이 침체돼 있는 민자사업 활성화를 위해 업계는 공기연장 간접비 지급근거 마련, 자금재조달 공유이익 산정방식 개선 등 많은 개선방안을 제시하고 있으나 정부는 민간업계 건의를 전혀 반영하지 않고 기본계획 개정안 대부분이 민자사업 활성화를 저해하는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다.

  건설업계는 민자사업을 관할하는 기재부가 침체돼 있는 민자사업 활성화를 위해 Market(민간)에 보내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이번 민간투자사업 기본계획 개정은 기본계획의 일부조항 신설로 해결될 사안이 아니다"며 "민간투자법?시행령 및 관련법령 전반의 개정.검토와 정부,민간의 충분한 협의를 통한 공감대 형성이 선행돼야 한다"고 한 목소리로 주장하고 있다.

/안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