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에덴산부인과

김재연 원장



가족이 함께 한다는 것은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몸이 항상 함께 하는 것도 어렵지만 마음과 마음이 함께 하는 것은 더욱 어렵다. 부부가 서로 다른 남남으로 만나 함께 어울려 함께 살아가기란 참으로 어렵다. 함께 한다는 것은 조화와 혼란이 함께 있다는 것이다. 서로가 다르다는 것을 긍정 해야만 서로의 이해가 가능 해지고 함께 할 수 있다.

연인들은 연애 시절 데이트 코스로 영화관을 찾곤 한다. 서로를 알아가야 할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입을 다문 채 스크린을 바라보면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무언가를 함께 보고, 무언가 함께 즐겨야 좋은 시간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것에서 '함께'가 단지 옆에 있음을 의미한 적이 많은 데이트도 많다.

가족이란 의미가 중요한 순간을 함께 하기 위해서 노력해야 하고, 전혀 중요하지 않은 순간들도 언제나 함께 해야 하는 것이 가족의 동행의 의미가 된다. 위험하고도 심각한 세상의 유혹과 싸우고 있는 아들이 용기를 내어 고민을 털어놓으려는 순간을 놓치지 않으려면, 그 아이가 영어 선생님에 대해 불평할 때부터 귀 기울여 들어주어야 한다. 처음으로 실연을 당한 딸을 어루만져 줄 기회를 잡으려면, 평소에 그 아이가 남들의 옷차림에 대해 수다를 떨 때에도 말상대가 되어주어야 한다고 한다.

함께 한다는 것은 꼭 필요한 어떤 말을 해 준다는 의미가 아니다. 올바른 답을 다 알고 있다는 뜻도 아니며 완벽한 미래를 약속해준다는 뜻도 아니다. 누군가와 함께 하기 위해 세상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일 필요도 없고, 아빠가 부자이거나 재미있는 사람일 필요도 없다. 그것은 가족이라는 의미로 그저 서로에게 기대고 싶어 하는 사람들 곁에 있음으로써, 말 그대로 함께 한다는 뜻이다.

문제는, 그런 중대한 순간이 언제 어떻게 다가올지 모른다는 것이다. 결정적인 순간은 놓치지 않으려면, 아무도 기억하지 못할 매일의 일상적인 순간들을 전부 붙잡아야 한다. 그것은 일종의 가족에게 성실한 노력에 대한 보상이다. 가족의 일상에 중요한 기회가 다가왔을 때 그 자리에 함께 하기 위해 치러야 하는 최소한의 대가 말이다. 가족이 함께 한다는 것은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큰 힘이 되고, 무슨 일을 하든지 에너지가 되고, 세상을 이겨나가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는 것이다. 서로의 생각이 다르고 능력이 다르다고 비난 하려 하지 말고 다르다는 점을 긍정해야 서로를 이해 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가족이 함께 한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 대단한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게 되고 자녀들에게 아직 혼자가 아니라 가족들이 자신의 하려는 일을 잘해내리라는 바램을 함께 한다는 것은 무한한 가능성에 자신감을 더해주는 것이다. 가족이 되어 함께 한다는 것은 쉽게 생각하면 서로가 다르지만 양보하며 서로 맞춰가는 과정으로 나를 억누르는 스트레스까지도 함께 한다는 것으로 참으로 행복한 것이 가족이 함께 한다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는 것이다.

헨리 프레데릭 아미엘은 『함께 한다 것은』 이란 시에서 “사람은 곁에 누군가가 함께 있어야 심신이 건강해지는 존재이다. 함께 밥을 먹든지 얘기하든지, 잠자든지 이게 안 되면 자주 아프고 서글퍼져 몸과 마음에 구멍이 생긴다. 서로 목표나 생각이 조금씩 달라도 나 혼자가 아니구나 하는 위로가 필요하다. 그렇게 함께 함으로써 마음에 쌓인 고단함이 사라진다. 인생은 짧고 우리 여행 동반자들을 기쁘게 해 줄 시간은 많지 않다. 그러니 민첩하게 사랑하고 서둘러 친절 하라.” 고 말하고 있다. 함께 한다는 것은 서로가 헤어져 있는 거리만큼 마음이 가까워지는 것을 의미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