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익산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로 인근 가금류 사육농장에서 예방적 살처분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지역 환경단체가 동물복지농장은 살처분 대상에서 제외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전북환경운동연합과 한국동물보호연합 등 지역 환경단체들은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동물복지농장에 대한 예방적 살처분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지역 환경단체에 따르면 익산시는 지난 2월27일과 3월5일 망성면 한 육계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하자 8㎞ 내 17개 가금류 사육농장에서 닭 35만 마리에 대한 예방적 살처분을 지시했다.

살처분 대상에는 친환경 사료 사용과 청결한 농장 관리로 동물복지농장 인증을 받은 '참사랑 농장'도 포함됐다. 참사랑 농장에서 사육되고 있는 닭들은 최근 AI 음성 판정을 받았다.

환경단체들은 성명을 통해 이 같은 과정을 설명하며 "참사랑 농장은 정부에서도 적극 권장하는 동물복지농장인데다 AI 음성 판정까지 받았다"며 "AI 발병일로부터 보름이 지난 지금까지도 건강한 닭들을 살처분하겠다는 것은 정부의 동물복지 축산정책 포기와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또 "건강하게 살 수 있는 닭들을 그저 불량식품 싹쓸이하듯, 쓰레기 버리듯 처분하는 것은 안 된다"며 "동물을 물건처럼 다뤘던 정부의 공장식 축산 방식으로 지금의 재앙이 벌어지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환경단체들은 참사랑 농장에 대한 예방적 살처분을 AI 바이러스 잠복기인 3주가 지나는 오는 28일까지 지켜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민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