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감영 북원 얘기가 나온지가 언젠데 지금까지 방향조차 잡지 못하고 허송세월을 보내고 있단 말인가. 사실상 사업을 착수했을 때가 유종근 지사 때였으니 벌써 10년이 넘었다. 김대중 정부가 들어섰을 때, 전북의 정체성과 자존심을 찾기 위해서라도 전라감영을 복원해야 한다는 지역여론에 힘입어 유지사가 당시 도청사 부지(현재는 중앙동 구 청사부지)에 대해 문화재청에 감영터 국가 사적지정 신청을 냈고 3년에 걸쳐 중앙예산 특별교부금 500억원을 따와 청사 이전에 쓰이면서 사실상 이 사업이 시작됐다. 그 후 감영복원사업은 강현욱 지사 시절로 이어져 기초조사와 공청회, 포럼, 세미나 등이 열리며 보다 구체화되는 듯했다. 이어 김완주 현 지사 들어 우여곡절 끝에 전주시에 이를 위임했고, 다행히 송시장이 이에 적극성을 보이면서 발굴조사, 추진위원회 구성 등 뭔가 활발히 움직이는 것 같더니 결국 현재까지 아무 것도 정해진 게 없다는 소식을 들으니 힘이 쏘옥 빠지는 느낌이다.
특히 발굴조사 결과 선화당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결정적인 유구(당시 토목건축의 구조와 양식을 알 수 있는 실마리가 되는 자취)를 찾지 못해 문화재청의 국비지원 시도 조차 못하는 등 다소 우왕좌왕한 감이 없지 않았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체복원과 부분복원에 대한 기본적인 방향 조차 정하지 못한 채, 사실상 표류상태였으니 어찌 기막히지 않겠는가.
사실 전북도민의 정체성과 자존심을 되찾기 위해서는 전라감영복원 만큼 시급하고 절실한 것이 없다. 지금은 비록 가장 작고 못사는 지역으로 전락하면서 소외감 등으로 축 쳐진 전북이지만 지난 날의 전주 명성은 가히 하늘을 찌를 듯했었다. 전라남북도와 광주, 제주지역까지를 호령하던 전라감영의 본영이 바로 전주에 있었다. 복원 당위성은 너무 충분하다. 물론 전체복원이어야 한다. 전주시와 전북도, 그리고 관내 국회의원들의 각별한 노력을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