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난 가중으로 창단 30년 만에 존폐의 기로에 선 (사)호남오페라단은 15일 기자회견을 갖고 “호남오페라단을 도립으로 전환해줄 것을 건의합니다”라는 내용의 호소문을 발표했다.

호남오페라단 존립을 위한 전북지역 문화예술인 16여명은 호소문에서 “호남오페라단은 서울의 김자경 오페라단, 서울 오페라단에 이어 3번째로 오래된 민간 오페라단입니다. 1986년에 창단한 뒤, 그랜드 오페라(2,000석) 45회와 소극장 오페라(500석)를 130회 공연함으로써 대한민국 최고 민간 오페라단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오페라단은 그동안 오페라 소외 지역인 제주도와 강원도까지 초청을 받아 공연을 하는 등 전국 각지를 찾아다니며 전북 고유의 문화를 알리는데 기여하고 있습니다”라고 했다.
 
이들은 “호남오페라단의 주옥같은 작품들은 비록 형식은 서양을 따르지만 내용은 전적으로 한국·지역적 문화”라면서 “그간 호남오페라단은 ‘심청가’와 ‘춘향가’, ‘흥부가’ 등 전라북도 판소리를 오페라로 만들어 공연했으며 영호남 문화교류의 물꼬를 튼 ‘녹두장군 전봉준’과 그것을 다시 작곡한 ‘동녘’, ‘논개’ 등 창작 공연들도 전국에서 인기를 모았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호남오페라단을 도립으로 전환해서 위기를 극복하면 오는 10월 말쯤 전주와 정읍에서 ‘정읍사’ 오페라를 초연할 예정이며 2018년 대한민국 오페라 페스티벌 공연작으로도 무대에 올릴 계획”이라고 했다.

신은식 우석대 교수가 대표로 호소문을 낭독한 이날 자리에는 이공희 전 비전대 부총장, 진동규 시인, 오남석 그리스신화 연구소장, 이은희 전북대 예술대학 교수, 김정숙 군산대 교수, 김정원 호남오페라단 자문위원, 조장남 호남오페라단 단장, 장덕진 목사·도예가, 김흥준 (사)전북도예협회 이사장, 이성재 서양화가, 정두영 전라북도 연극협회 회장, 최경성 전라북도 연극협회 부회장, 조승철 전주시 연극협회 회장, 김동식 전북성악가협회 지부장, 고은영 성악가가 참여했다.

(사)호남오페라단 조장남 단장은 “30년간 버텨 온 호남오페라단의 재정 상황도 이럴진데 후발 단체는 어떠하겠느냐”며 “호남오페라단을 비롯해 관련 단체들이 안정적 공연을 펼칠 수 있도록 도의 정책적 배려가 절실한 때”라고 말했다.
/정해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