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아트스페이스(관장 김성균)는 정해윤의 ‘서학동에 멈추었고, 물들었다’를 2017년 기획초대전으로 갖는다.
걷는 여행을 즐겨한다는 정해윤 작가는 ‘회색 짙은 바닥에 햇살이 한껏 쏟아지던 4월 어느 날, 서학동예술인마을 토요마켓으로 사람들이 모였다. 그 곳엔 큰 노랫소리 없이 사람들의 소리로만 북적였다. 멀리서 들리는 아이들 소리·사람들의 대화소리·문이 열릴 때면 딸랑하는 종소리·강아지 소리·자전거 페달 밟는 소리가 반가운 곳’이었다며 처음 서학동에 걸음이 닿던 날의 느낌을 이 같이 스케치 한다.
정 작가는 여행의 기억과 풍경을 사진으로 남길 법도 하지만 구태여 종이에 담아내는데 이는 “사진으로 남기면 스치듯 지나가버려 기억이 짧다. 그래서 아무것도 없는 종이 위에 선을 긋고, 색을 물들이며 그 곳의 이야기와 소리를 오랜 시간 담는 것이 행복하다”는 이유에서란다.
작가는 서학동을 찾을 때면 그 언저리를 맴돌며 그날의 기억과 소리를 그렸다. 그림 속 배경은 여느 동네와 다를 바 없지만 작가의 따듯한 정서가 가미돼 정겹고 포근하게 다가온다.
오는 2월 8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에선 지난해 서학동의 봄·여름·가을·겨울이 담긴 30여 점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작가는 한국전통문화고등학교 한국회화과를 졸업하고 경희대학교 미술대학에서 한국화를 전공했다. 서울과 전주를 오가며 작업을 해오다가 2014년부터 전북여성미술인협회를 통해 전주에서 본격 활동을 보였다.
지난해 9월 전북예술회관 특별전시관 둔벙에서 ‘꽃개와 개냥꽃’의 이야기로 첫 개인전을 갖은 바 있다.
/정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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