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 학교들이 해마다 신입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완주 고산고가 올해 신입생 모집에서 의미있는 결과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전북도교육청과 지역 교육계 등에 따르면 비평준화 일반계 고교인 완주 고산고는 2017학년도 입학 전형을 통해 신입생 25명을 선발했다. 이 학교의 모집 정원이 50명인 점을 감안하면 수치상으로는 다소 불만일 수 있지만 내용은 알차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인근 고산중학교 출신 학생들이 대거 지원했다는 점이다.
실제 신입생 25명의 출신 중학교를 살펴보면 고산중 출신이 19명으로 전체의 76%에 달한다. 완주관내 다른 중학교 출신이 2명이고, 전주에서 중학교를 나온 학생은 4명이다. 지난해에는 신입생 36명(모집정원 81명) 가운데 고산중 출신이 31%인 11명이었고 완주관내는 4명, 전주 출신은 19명이었다. 신입생들의 성적도 좋다. 학교측에 따르면 고산중에서 내신성적 상위권 학생들이 이번에 상당수 지원했고 전주에서는 마이스터고에 합격하고도 고산고를 선택한 학생도 있다. 이처럼 지역 출신과 성적 상위 학생들이 대거 고산고를 선택한 것은 학부모와 학교, 지역사회가 오래 전부터 펼쳐 온 ‘내 고장 학교 보내기’ 운동이 결실을 맺게 됐다는 평가다.
이 학교 교무부장을 맡고 있는 박종채 교사는 “학부모와 지역사회의 도움으로 올해 지역출신 학생들이 많이 지원했다”면서 “여기에 2월 추가모집을 앞두고 7∼8명이 입학 문의를 해왔고 특수교육 대상 학생 등 정원외 선발학생까지 포함하면 3월 개학할 때는 신입생이 40명 가까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학년 학부모 박모씨는 “고산지역에는 경쟁교육을 벗어나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아이들의 상상력을 키워주기 위해 귀촌한 가정이 많다”면서 “초등학생 자녀들을 데리고 짧게는 4∼5년 전, 길게는 10년 전에 이 지역에 정착한 학부모들이 아이들을 중학교는 물론 고등학교까지 지역에서 보내자는 공감대가 확산되면서 고산고에 변화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고3 학부모 김모씨는 “전주에 살다가 큰 애가 초등학교 4학년때 귀촌했다. 아이들이 편하게 학교를 다닐 수 있게 하기 위해 왔는데 아주 잘한 결정이었다”면서 “고산지역 학부모들이 의지를 갖고 지역 학교 살리기에 노력하고 있는 만큼 교육청에서도 많은 지원과 배려를 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정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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