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둔화 우려와 해외사업 수익성 악화 등으로 건설사 재무구조가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불거지자 은행에 이어 보험사들도 건설업 대출채권 관리를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건설업 대상 대출에 적극 나섰던 보험사 중심으로 신용위험이 큰 대출채권 규모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25일 금융감독원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신용위험 가능성이 있는 건설업의 대출규모 파악을 마친 6개 보험사(삼성생명.교보생명.동양생명.동부화재.NH농협손해보험.한화손해보험)의 건설업 대상 신용위험 합산 대출잔액은 올 3분기 기준 5조275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 3조8271억원 대비 약 1조4500억원 증가한 수치다. 주택시장 호조에 따라 건설업 대출이 꾸준히 증가한 가운데 매월 1500억원씩 신용위험 가능성이 있는 대출이 이뤄진 셈이다.
6개 보험사 중 신용위험 대출잔액이 가장 많이 불어난 곳은 삼성생명이다. 작년 말 1조3859억원이었던 삼성생명의 대출잔액은 지난 9월 2조4810억원으로 급증했다. 1조원 이상 증가한 것이다.
이어 같은 기간 교보생명의 증가폭이 2993억원(2665억원→5658억원)으로 조사됐으며 NH농협손보 1059억원(1379억원→2438억원), 동부화재 280억원(4240억원→4520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동양생명 잔액은 600억원가량 줄었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이번 조사는 지급여력비율(RBC) 기준과 회사 자체 기준에 따라 신용위험에 노출된 대상 자산의 규모를 측정한 결과"라며 "전액 부실화된다는 것은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집중도 높은 관리를 해야 하는 자산으로 파악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들 보험사는 이번 조사를 바탕으로 건설업 대출채권 관리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실제 대다수 보험사가 건설업 대출채권 규모를 서서히 줄여 나갈 복안이다.
특히 금융당국 방침에 따라 안정성 높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만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올 4분기 들어 당국이 부실 PF대출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에 나서면서 보험사들도 대출 관련 입장을 보수적으로 바꾸는 모습이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당국의 부실 PF 관리와 함께 부동산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제는 규모 확대보다는 절차를 강화해 안정성 높은 투자만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에 앞서 이미 시중은행들은 당국의 여신심사 강화 조치와 함께 주택경기가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로 PF 대출 등 건설업 관련 여신을 줄이기로 했다.
은행별로 차이는 있겠지만, 건설업 여신 비중이 현재보다 평균 0.4%포인트 떨어질 전망이다./안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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