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가동중단과 AI(조류인플루엔자) 확산 등 지역 현안이 산재한 가운데 군산시의회 의장을 비롯한 일부 의원들이 중국 방문을 강행해 비난이 일고 있다.
더욱이 군산시의회는 ‘2016년도 지방의회 청렴도 측정’ 결과 기초의원 평균에 한참 못 미치는 종합청렴도 결과를 받았고, 전북도와 군산시는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가동 불씨를 살리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상황에도 외유성 출국을 추진해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본보 12월 23일자 1면>
군산시의회에 따르면 박정희 의장 등 상임위원장단 6명과 직원 등 일행 12명이 26일부터 29일까지 3박4일 일정으로 관광산업 교류 활성화를 위해 자매도시인 중국 산동성 청도시와 연대시를 방문한다.
이번 방문은 자매결연 도시 간 교류 활성화를 위한 것으로 지난 9일 중국 청도시 외사공판실의 초청으로 이뤄졌으며, 모든 경비는 군산시의회에서 부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문에 소요되는 경비는 항공료 등을 포함해 개인당 110만원으로 의원 6명(의원국외여비) 660만원, 직원 5명(직원 국외여비) 550만원, 통역 1명(민간인 국외여비) 110만원 등 모두 1320만원이다.
방문일정을 보면 26일 중국 청도시 인민대표대회와 간담회와 환영 만찬에 참여한다.
27일은 청도 통상사무소 방문과 박물관 등 문화탐방, 청도 길거리 문화체험(먹거리골목) 일정이 진행되며, 28일에는 연대시로 이동해 관광종사자들과 간담회와 인민대표 만찬이 있을 예정이다.
29일에는 연대시 일원의 문화탐방을 마친 뒤 귀국할 예정으로, 간담회를 제외하면 전체 일정 대부분이 문화탐방이나 체험 등으로 돼 있어 외유성 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의원 6명에 6명의 사무국 직원들이 수행하는 것은 과도한 것으로 시의회 해외 방문 때마다 지적되고 있다.
직원들의 경우 ‘공무국외여행 심사기준’에 해외시찰 등 단순 목적의 국외여행을 자제하도록 하고 있고, 담당업무와 여행목적의 적합성을 고려해 인원도 필수인원으로 한정하도록 하고 있어 수행인원이 지나치다는 목소리다.
이와 관련 참여자치 군산시민연대는 지난 22일 논평을 내고 “군산시의회 정례회가 끝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의장과 상임위원장단이 관광산업 교류 활성화를 명목으로 중국 청도시와 연대시를 방문할 계획”이라며 “이번 중국방문은 청도시의 초청이라고는 하지만 사유가 불분명한데다 탄핵과 AI 등 비상시국 상황에도 불구하고 해외 방문을 추진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방문 일정에도 청도시가 군산시의회를 초청할 만한 사유의 행사와 프로그램이 없고 연대시의 경우는 오찬 일정도 아직 미정인 상태”라며 “사유가 될 만한 행사도 없고 잘 준비되는 행사도 아닌데다 혼란스러운 시기에 꼭 가야하는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일부 의원들도 이번 중국방문을 곱지 않은 시선을 보이고 있다.
A의원은 “요즘 같은 시기에 어려운 이웃들은 연탄 한 장만 받아도 부자가 된 기분”이라는데 “어렵고 혼란스런 정국에서 당장 군산 경제가 파탄에 이를 지경인데 꼭 초청에 응해야 했는지 의문이며, 정중히 다음기회로 미루는 것이 바람직했다”고 말했다. /군산=문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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