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장바구니 물가가 치솟으면서 서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필수 소비재라 할 수 있는 라면 값이 최근 오른데다 최근 발생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의 확산으로 달걀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초기 대응 실패로 AI가 전국으로 확산하면서 가금류 살 처분이 늘어나 공급 부족으로 달걀값이 급등해 대형마트들이 '1인 1판'으로 판매량을 제한하고 있다.
또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20일 기준 특란 30개 소매가는 6781원으로 한 달 전(5408원)과 비교해 25.3% 올랐다. 달걀값을 집계하기 시작한 1996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달걀 대란의 이유로 케이크 가격 급등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연중 가장 케이크가 많이 팔리는 '대목'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사태가 발생한 만큼 제조사가 모든 가격 인상요인을 자체적으로 감수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평소보다 물량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제조사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섰다는 것인데 각 케이크 제조업체들은 기존 제품의 가격은 유지하면서도 새롭게 선보인 제품에만 급등한 가격을 적용하기로 했다.
특히 대형업체들은 자체 액란공장을 보유하고 있어서 달걀을 최대한 저렴하게 만들 수 있지만 중소 제과.빵 업체들은 급등한 달걀 인상분을 내부적으로 흡수하고 있다.
일부 업체들은 비교적 달걀 값이 저렴할 때 미리 케이크를 만들어두는 것으로 나타나 달걀 대란에 따른 피해는 소비자들의 건강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가 이렇다 할 대안을 내놓지 못해 식료품 가격 인상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문제는 AI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 닭고기 가격도 급등할 우려가 큰데다 달걀을 원료로 쓰는 제빵과 과자 등 가공식품들도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식품업계의 전언이다.
대다수의 제빵업체들은 1월까지 가격 급등세가 이어질 경우 제품값을 올릴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전주시내 대형마트들도 지속적으로 달걀 값을 올리면서 일반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졌다. 더 큰 문제는 일반 소비자뿐만 아니라 도매로 달걀을 받아서 사용하는 제과.빵업체들도 상황은 비슷하는 점이다.
제빵업체 관계자는 "크리스마스부터 당장 기존 제품 가격을 올리지는 않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인상이 불가피하다"며 "케이크의 경우 제품 특성상 값이 천차만별이어서 값을 소폭 올려도 소비자들은 둔감한 편"이라고 귀띔했다.
이어 "달걀은 케이크나 빵 반죽에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고 생크림, 타르트, 아이스크림 등 용도가 다양해 더 타격이 크다"고 말했다./안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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