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가정폭력이 여전히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조사 발표되고 있다.
전주가정폭력상담소 발표에 따르면, 지난 해 도내 가정폭력 상담 건 수는 무려 2,989 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월 평균 250건 꼴이다. 신고된 것만 그렇다. 가정폭력의 경우, 피해자 상당 수가 수치심 등으로 인해 상담이나 신고를 꺼리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그 수가 훨씬 더 많다고 봐야 한다.
가정폭력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과거에 비해 월등히 높아졌고, 또 방지법 또한 한층 강화됐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가정폭력이 줄지 않는 이유는 뭔가. 그것은 아직도 가정폭력을 단순 개인 가정 상의 집안 문제 쯤으로 치부되거나 가부장적 불평등 인식이 잔존하고 있는 것도 있지만, '대물림'에 기인한다는 전문가적 지적이 적지 않다. 대개 가해자의 경우, 어렸을 때 부모나 집안 어른들의 가족 폭행, 일테면 어머니를 때리는 아버지의 모습 등을 그대로 보고 자란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물론 아버지를 원망하며 못마땅하게 여기는 면이 없지 않지만, 그러면서도 '미워하면서 배운다'는 식으로 그대로 '학습'이 이뤄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사실 시집살이 시키는 곳도 시집살이를 당한 며느리가 더 심하다는 옛 말이 있고 보면 맞는 말일 듯싶다.
그렇다면 답이 나와있다. 가정폭력을 줄이려는 사회적 개인적 공동 노력과 함께 유치원과 초등학교에서부터 가정폭력이 옳지 않다는 것을 분명히 각인시키는 프로그램적 예방교육을 펼치는 일이다. 물론 그것이 단순히 말처럼 쉽진 않을 것이다. 직접적인 이해 당사 쪽 어린이들의 경우 자칫 큰 상처를 받는 등 부작용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럴지라도 가정폭력은 없애야 한다. 이에 대한 교육당국의 적극적인 관심과 치밀한 일 추진을 당부한다. 아울러 관련 각계각층의 노력도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