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정치 운명을 가르는 탄핵 결정의 시간이 다가왔다.
정가에서는 야권과 비박계까지 확실히 동참하면 최소한 207표로 가결되고, 이탈표가 생기면 190표 내외에 그칠 것이란 비관론도 제기되고 있다.
탄핵 정국에서 300명 의원은 크게 3개 그룹으로 분류되고 있다.
정세균 국회의장을 포함한 야권과 무소속 의원 172명은 사실상 고정된 찬성표라는데 이견은 없는 상황이다. 이미 탄핵안 발의에 모두 동참한 만큼 이탈표가 나올 확률은 극히 드물다.
또한 비박계가 주축인 비상시국회의의 황영철 새누리당 의원은 "새누리당 내에서 확실하게 탄핵에 찬성할 의원은 35명은 확인된다"며 "여기에 친박계 내 내심 탄핵을 찬성하는 '샤이 탄핵파'도 있는. 최대 220표까지 내다보고 있다"고 예상했다.
그러나 친박계는 비박계 내 '샤이 박근혜'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은 "탄핵에 참석하지만 탄핵안에 찬성하지 않는 비주류 의원도 있다"며 "비주류 의원이 말하는 것보다 탄핵 찬성의원이 적을 것이란 예측도 해본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권3당은 탄핵안 표결에 의원직 사퇴라는 초강수를 두면서 배수진을 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8일 대통령 탄핵 추진과 관련해 "의총에서 의원 전원이 국회의원직 사퇴서를 작성하고 그것을 지도부에 제출하기로 의결을 모았다"며 "탄핵소추안 부결 시 전원 의원직에서 물러날 수 있다"고 밝혔다.
우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정책조정회의를 열고 "오늘 원내대표단은 우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이 국회의원직을 걸고 탄핵을 가결시켜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역사의 큰 분기점에서 우리가 우리의 모든 것을 걸고 싸우자는 결의를 다지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우 원내대표는 "현재로 봐서는 가결 정족수를 조금 넘긴 것으로 판단된다"면서도 "이 국면에서 새누리당 초재선 의원들이 다수인데 이들이야말로 기존 정치에 때가 묻지 않아야 하는데 너무 눈치 보는 게 아닌지 의문스럽다"고 새누리당 초재선 의원들을 압박했다.
국민의당도 8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 추진과 관련 "탄핵소추안이 부결되면 의원직을 총사퇴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이용호 국민의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일괄 사퇴서를 작성해 원내대표에게 제출했다"며, "비례대표 의원도 포함됐다"고 부연했다.
국민의당은 다만 형사소송 진행으로 인해 당원권이 정지된 박선숙.박준영.김수민 의원의 경우 본인 판단에 맡기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일괄 사퇴서 작성엔 총 38명의 소속 의원들 중 당원권이 정지된 이들 세 명을 제외한 35명이 참여했다.
정의당 한창민 대변인도 "탄핵은 국민의 명령이다. 국민을 받들지 못한다면 해산은 당연하다. 이것이 바로 국민에 대한 책임 있는 국회의 역할이고 정의당은 이에 앞장 설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는 "어떤 진술이나 언론 보도만을 갖고 대통령의 탄핵 사유로 삼는 선례가 된다면, 앞으로 대통령직을 포함한 많은 선출직 공직자들이 직무 수행을 안정적으로 할 수 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지금이라도 탄핵을 중지시키고 '4월 사임 6월 대선'으로 가는 부분에 대해 국회가 한 번 더 생각을 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며 탄핵 부결을 주장했다./안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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