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현장의 체감 경기가 바닥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소기업 10곳 중 8곳은 현 경제 상황을 '위기'로 인식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중소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현재의 경제 상황에 대한 인식조사'를 시행한 결과에 따르면 조사에 응한 중소기업의 85.7%가 위기라고 응답했다.
특히 이들 중 3분의 1 가량(28.7%)은 '금융위기·외환위기에 준하는 심각한 위기 상황'이라고 답했다.
경제 위기의 주된 이유(복수응답)로는 '소비심리 위축, 매출급감 등 내수침체'(54.1%), '정치리더십 부재에 따른 경제 불안'(51%), '정부의 정책신뢰 상실'(46.3%) 등이 거론됐다.
중소기업인들은 현 위기 돌파를 위해서는 정치와 경제 문제를 분리한 여야 정치권의 '초당적 협력'이 필요하다는 의견(44.7%)을 제시했다.
또 정책 일관성 유지 차원에서 조속하게 경제 컨트롤타워를 가동해야 한다는 의견도 33.3%나 됐다.
중소기업들은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원가절감 등을 통한 내실경영'(58.3%, 복수응답), '새로운 거래처 다변화 모색'(48.3%) 등의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중소기업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중소기업의 70.7%가 트럼프 당선으로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고 답했으며,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되는 업종(복수응답)으로는 자동차(92.5%), 전기·전자(54.2%), 철강(46.2%) 등을 거론했다.
대내외 불확실성 증가에 따른 소비심리 악화로 중소기업의 경기전망도 두달 연속 나빠졌다.
중기중앙회가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최근 조사한 12월 업황전망건강도지수(SBHI)는 82.1로 전달 대비 4.0포인트 하락했다. SBHI는 경기를 전망한 업체의 응답 내용을 점수화한 수치다. 100보다 높으면 다음달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보는 업체가 많다는 뜻이고 100보다 낮으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중기중앙회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져 소비심리가 지속해서 악화하고 건설업종의 비수기가 도래한 점 등이 전망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지금 우리 경제는 대내외적으로 총체적 위기와 변화의 기로에 서 있지만 정.재계와 국민이 합심해 정치와 경제개혁을 이뤄낸다면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안재용 기자

<Copyrightⓒ전주매일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