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주가라면 모름지기 음악작업을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한다’며 매번 새 앨범을 발표하는 박재천 전주세계소리축제 집행위원장. 그런 그가 올해도 어김없이 앨범을 제작·발매했다.
그는 축제를 준비하는 바쁜 와중에도 음악작업을 하며 연주자로서의 존재감을 발휘했다. 그의 활동을 곁에서 지켜 본 이들은 작업이 흡사 중노동을 연상시켰다며, 이번 발매 음반을 두고 그의 ‘열정·강박’의 소산물이라고 말한다.
이번에 발표한 2개의 앨범은 한국과 홍콩에서 각기 2CD로 풍성하게 구성돼 발매되었다. 새 앨범은 ‘자화상(Self-Portraits)/오디오가이/한국’이라는 이름으로, 재발매 앨범은
‘Queen&King, Dreams From The Ancestor/노이즈 아시아/홍콩’이라는 이름으로 음악팬들과 만난다.
‘자화상’은 박재천 위원장이 우리나라의 젊은 연주자 김성배(베이스), 이아람(대금), 김오키(색소폰), 최휘선(양금), 오진원(기타), 이재하(거문고), 김은영(피아노), 신현석(해금), 표진호(보컬), 최성호(기타), 지박(첼로), 이승헌(피리), 곽재혁(태평소), 신현식(아쟁) 14명을 밑동삼아 원 테이크로 완성한 14곡의 듀오 음악이다. 한나절 가량씩 이어진 작업은 한 번의 쉼이나 수정 없이 날 것 그대로, 즉흥음악의 미세한 호흡까지도 고스란히 담아냄으로써 실험적인 음악성을 추구했다.
재즈비평가 김현준은 이 앨범을 두고 “우리나라 프리뮤직의 현재를 완벽히 조망하는 결과”라며 “박재천은 한국 프리뮤직의 프리즘”이라고 평했다.
이와 함께 재발매된 음반은 그의 음악적 동반자 미연과 함께 한 ‘미연&박’이 수년 동안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를 대표하는 최고의 즉흥음악 연주그룹으로 이룬 탁월한 성과물을 홍콩이 주목한 결과다. 이는 그들이 이뤄온 ‘21세기형 즉흥음악의 새로운 대안, 미국의 재즈에 아시아의 독특하고도 깊은, 그리고 매우 직관적인 정신세계를 접목해 만든’ 새로운 형태의 예술음이다. 미연&박 듀오의 가장 탁월한 음반으로 꼽히는 ‘Queen&King(2005)’ ‘Dreams From The Ancestor(2008)’를 다시 만나는 기회이다.
‘Queen&King(2005)’은 명료한 모티브와 접근, 독창적인 주제의 제시, 풍부한 표현력 등 최고 수준의 음악성을 보여준 앨범으로 ‘한국 재즈의 역사를 새롭게 썼다’는 극찬을 받은 작품이다. 또 ‘Dreams From The Ancestor(2008)’는 재즈와 국악의 미덕을 고루 갖춘 새로운 스타일의 음악으로 탄생한 앨범으로 2009년 ‘한국 대중음악상’에서 ‘올해의 최우수 크로스오버 음반’ ‘올해의 최우수 연주’로 큰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정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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