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정농단을 수사 중인 검찰이 국민연금공단 본부에 대한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23일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오전 전주혁신도시로 이전한 국민연금공단 본부에 대해 검사와 수사관 20명을 보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검찰은 삼성이 최순실 회사에 35억 원을 준 것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의 뇌물죄 적용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에 검찰은 본부 9층 이사장실과 비서실, 감사실 등을 중심으로 관련 자료들을 수집하고 있다.
삼성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관련해 금품을 제공한 것은 모두 3건이다.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 204억 원, 최씨 회사인 코레스포츠에 송금한 35억원, 장시호의 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후원한 16억 원이다.
이중 삼성이 최순실 측에게 직접 보낸 35억 원의 성격은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는 것이 법조계의 중론이다.
삼성 측은 대한승마협회의 유망주 육성 자금 명목이라고 했지만 최순실은 이 돈으로 독일의 호텔과 주택을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승마협회를 통하지 않고 삼성이 직접 최순실 측에게 돈을 송금했다는 점에서 일단 의혹의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때문에 35억원을 뇌물로 평가하기 위해서는 '대가성'이 있어야 하는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과 관련된 부분이 주목받고 있다.
삼성물산의 최대주주였던 국민연금공단은 지난해 7월 수천억 원의 손실 및 내·외부 반대에도 불구하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표를 던진 바 있다.
이 시기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관련이 돼 있었다.
국민연금이 투자위원회를 개최해 합병에 대해 찬성 결정을 내린 건 지난해 7월 10일이었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임시 주주총회에서 합병 안건이 가결된 것은 같은 달 17일이었다.
특별수사본부가 주시하고 있는 것은 같은 달 24일 이재용 삼성 부회장과 박 대통령 간의 독대 자리에서 오갔던 대화 내용이다.
이미 공소장에 나온 것처럼 박 대통령과 최순실 사이에 공모관계가 인정된다면 코레스포츠와 최순실 관계에 따라 뇌물죄 혹은 제3자 뇌물죄가 적용될 수 있다.
그리고 삼성 측에겐 뇌물공여죄 혐의를 적용할 수 있게 된다.
이날 검찰은 국민연금공단 강남과 기금운용본부,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등 4곳에 대한 압수수색도 함께 들어갔다.
/고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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