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강값이 크게 떨어져 재배 농가들이 시름에 잠겨 있다.
생강 농민들에 따르면 올가을 수확한 생강의 산지 평균가격(20㎏기준)은 17일 현재 2만~2만2000원이다. 이같은 가격은 8만~8만5000원 하던 1년 전에 비해 4분의 1 수준으로 폭락한 것이다.
더구나 생강은 김장철 수요가 몰리면 가격이 상승하는 게 일반적인 현상이지만 올해는 수확 초기보다 김장철에 오히려 가격이 더 떨어지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실제 생강 도매가격(중품 20㎏ 기준)은 수확 초기인 10월 15일 4만2500원에서 17일 3만5000원으로, 한달전에 비해 7500원이나 내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 때문에 아예 생강 수확을 포기하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다.
김제의 한 농민은 "2000평 밭에서 수확한 생강을 현 시세대로 모두 팔아봤자 1000만원 정도 되는데, 인건비로 800만원을 지출해야 하니 수확을 포기하는 농가도 있다"고 귀띔했다.
이처럼 생강값이 맥을 못추는 것은 생강을 재배하지 않던 농가들이 생강쪽으로 대거 작목을 전환해 재배면적이 늘어난 데다 올해 예상외로 작황이 좋아 공급량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또 다른 농민은 "생강은 전통적으로 토굴을 파서 보관해왔으나 최근 저온창고에서도 보관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자 전국적으로 고추재배 농가들이 대거 생강으로 작목을 바꿨다"고 말했다.
게다가 올 생강작황이 예상을 뒤엎고 호조를 보여 지역적으로 약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지난해보다 10~15% 수확량이 늘었다는 게 재배 농민들의 얘기다.
여기에다 중국산 신선생강의 수입도 꾸준히 이뤄져 국내산 생강값의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문제는 국내 생강 재배면적과 생산량에 대한 정확한 통계조차 없어 수급 안정을 위해 손을 쓰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보통 생강 재배면적과 생산량은 종자용으로 공급한 생강이 얼마나 되는지를 환산해 산출하지만 종자용이 아닌 식용 생강을 그대로 심는 농가가 많아 정확한 통계를 얻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농협 관계자는 "생강도 무.배추처럼 정부에서 수급을 조절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생강을 이용한 가공식품 개발에도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안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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