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 운봉고원 가야 제철유적이 확인돼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17일 전북도에 따르면 도와 남원시가 지리산 자락 운봉고원에 분포하고 있는 가야 제철유적에 대한 지표조사를 실시한 결과, 운봉고원 일대에서 30여개소의 대규모 제철유적이 집중 분포된 것을 확인했다.
지난 4월부터 군산대학교박물관(관장 곽장근)에서 진행 중인 이번 조사는 백두대간 만복대에서 바래봉까지 뻗은 산줄기 양쪽에 20여개소와 지리산 달궁계곡 일원에 10여개소의 제철유적이 집중 분포된 것이다.
이에 운봉고원은 장수 대적골 일대의 제철유적과 함께 대규모 가야제철유적의 분포지로 학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바래봉 북쪽 옥계동(현 운봉읍 화수리 일대) 제철유적은 천혜의 자연분지에 슬래그(광물 제련 찌꺼기)의 분포 범위가 500m에 달하고 제철유적의 보존상태가 양호해 주목을 끌고 있다.
무엇보다 현지조사 때 기벽이 상당한 두꺼운 회청색 경질토기편이 수습되어 제철유적의 운영된 시기가 삼국시대까지 존재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한, 지리산 달궁계곡에 소재한 마한 왕의 달궁터 부근의 하점골(현 산내면 덕동리) 제철유적은 운봉읍 공안리, 수철리 제철유적과 함께 유적의 범위가 넓고 유구의 보존상태가 매우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는 운봉고원이 진안고원 속 장수군과 함께 가야 영역에서 제철유적의 밀집도가 가장 높은 지역으로 호남지방 최대 규모의 제철유적이라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그동안 운봉고원에서 학계에 보고된 주요 유적은 마한의 말무덤과 가야계 중대형 고총 등 그 수가 100여기에 달했다. 1980년대 초 남원 월산리에서 처음 시작된 가야계 분묘유적 발굴조사에서 가야계 소국의 존재를 고고학적으로 방증해 준 것이다.
삼국시대 최고의 위세품인 금동신발과 청동거울, 철제초두, 중국제 청자인 계수호는 운봉고원의 가야계 고총에서만 한 점씩 출토되었다.
모든 종류의 철기유물이 가야계 고총에서 다량으로 쏟아졌는데, 거의 대부분이 운봉고원에서 직접 제작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처럼 지리산 달궁계곡에서 마한 왕부터 시작된 철산개발이 후백제까지 계속돼 당시 전북지역의 위상을 보여주고 있다.
운봉고원을 무대로 역동적으로 전개된 전북의 고대문화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도 김인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이번에 발견된 제철유적은 전북의 가야세력이 남긴 위대한 문화유산이므로 내년부터는 남원과 장수 등 전북 동부지역 가야제철유적에 대한 시굴조사를 본격적으로 실시할 것”이라며 “가야세력의 실체를 확인하고 보존 및 활용방안을 모색하면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 추진이 활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고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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