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건설사들의 자금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매년 연말 최소자본금을 유지하지 않으면 영업정지 등의 처분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금융사들이 중소 건설사들에 대한 대출을 옥죄면서 사금융권에라도 목돈을 구하기 위해 뛰어다니는 실정이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건설사들은 '건설업 관리지침'에 따라 종합건설은 토목 7억원, 건축 5억원, 토목건축은 12억원 이상, 전문건설업은 업종에 따라 최소 2억원 이상의 자본금을 유지해야 한다.
또한 3년마다 시행하는 주기 및 불시 조사 등을 추가로 받는다.
매년 12월31일 결산일 전후 60일 동안 예금잔고로 자본금을 증명해야 하는데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영업정지 또는 등록말소 처분을 받게 돼 사실상 시장에서 퇴출된다.
이 때문에 건설사들은 매년 연말, 연초에는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비상이 걸린다. 대출을 받기 위해 은행이나 대부업체를 이용하는 기업들도 급증하는 시기다.
하지만 올해는 은행들이 건설사들에 대한 대출을 옥죄면서 대출을 받기란 '하늘의 별따기'란 푸념이다.
은행들이 건설업을 위험 업종을 분류하고 있기 때문에 대출 한도는 적고 금리는 높아 건설사들은 이중고를 겪고 있다.
실제로 한국은행이 15개 국내 은행 여신업무 총괄책임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4분기 국내 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상 대출태도지수 전망치는 '-17'로 전분기와 같은 수준을 나타냈다.
대출태도지수가 마이너스면 금리나 만기연장 조건 등의 대출심사를 강화하겠다고 응답한 금융회사가 많다는 의미다.
일반적으로 시중은행에서 대출이 가능한 회사는 신용등급이 BBB+ 이상이어야 하지만 최근 몇 년 새 수주난에 시달리면서 신용등급이 하락한 회사가 많아 아예 대출이 불가능한 곳도 늘고 있는 추세다.
이에 따라 자본금이 부족한 일부 영세 건설사와 시공 실적이 없는 페이퍼컴퍼니들이 최소자본금을 맞추기 위해 대부업체나 사채업자를 찾는 일이 잦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금융권 대출이 힘들어 고금리 단기 대출을 받아서라도 연말 연초 잔고증명 유지 기간동안 자본금을 채워넣기 위해서다.
대부업 최고 이자가 27.9%로 낮아졌다고 해도 중소 건설사들에게는 가뜩이나 수주난으로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하게 된다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전문건설사 관계자는 "연말 자금난은 매년 되풀이 되는 일이지만 올해는 유독 더 힘들다"며 "올해 종합심사낙찰제 전면 도입으로 중소건설사 일감이 줄어들면 올 연말엔 자금난이 더 심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안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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