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가격과 비슷한 선까지 산지가격 상승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수요량 대비 과잉물량에 대한 시장격리 같은 '일반적 조치'가 아닌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 생산과잉 시기마다 매입지원금을 풀어 농협으로 하여금 필요 이상으로 벼를 사들이도록 하는 것도 산지쌀값 하락을 부채질 하는 원인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2014년부터 2017년산 쌀까지 적용이 되는 목표가격은 80kg 정곡 기준 18만8,000원이다.
목표가격을 18만8000원으로 정한 것은 당시 '최소한 이 정도는 받아야 쌀 농사를 지어서 먹고 살 수 있다'는 생산자단체와 국회, 그리고 정부차원의 합의에 따른 것이었다.
목표가격은 산지쌀값과 변동직불금 및 고정직불금으로 구성된다는 점에서 고정직불금 1만5,000원 가량을 빼면 산지쌀값이 80kg 기준 최소 17만원대는 넘어서야 변동직불금을 받지 않고 목표가격을 채울 수 있다.
하지만 3년간 이어진 풍년으로 인해 현재 형성되고 있는 산지 쌀값은 80kg 기준 12만9,000원선이며, 직불금 없이는 목표가격을 지지할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산지 농민과 농협, RPC, 및 관련 전문가들은 "수요량 대비 과잉생산량을 시장에서 격리하는 것으로는 목표가격 근처까지 가격을 끌어 올리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면서 "정부가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지 않는 이상 결국 자연재해로 인한 생산량 감소만이 현재의 상황을 해결할 수 있을 뿐"이라고 입을 모았다.
또 쌀값 하락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가 농협이 과도하게 벼를 매입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도정한 쌀을 적정가격으로 판매함으로써 이윤을 창출하는 것이 RPC의 수익구조인데, 판매가능 물량보다 더 많은 벼를 매입하고, 이에 따른 재고누적으로 저가납품을 하게 되면서 결국 쌀값만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2014년과 2015년 두 해 동안 수십억원대의 적자를 본 한 RPC의 경우 직접 도정해서 판매할 수 있는 물량은 2만톤가량에 불과했다.
하지만 매년 3만톤이 넘는 벼를 매입해 오면서 민간RPC 등에 사들인 가격보다 싼 값에 벼를 되팔아 왔다. 또 벼 재고가 많고 산지쌀값은 하락하면서 도정 후 판매한 정곡가격도 덩달아 떨어졌다.
손실은 이 뿐만이 아니었다.
수확기에 이어 올해 이어진 추가시장격리에서도 적자를 봤다. RPC가 참여하면서 최저가 낙찰인 역경매 방식으로 추가격리가 진행됐기 때문이다.
농협RPC 관계자는 "도정해서 정곡으로 팔 수 있는 물량에 대해서는 계약재배를 통해 매입을 하고, 나머지는 민간RPC 등이 분산해서 조곡을 매입하도록 하는 조치가 필요하다"면서 "풍작이 이뤄지는 상황에서 수확기 농협RPC로 벼 매입물량이 몰리면 결국 농협은 지난 2년간처럼 내년에도 떨어내기를 할 수 밖에 없고, 이렇게 되면 산지 쌀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전망했다./안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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