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이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아니 오히려 큰 폭으로 늘고 있다. 전북여성긴급전화 1366의자료를 보면, 6년 전인 2005년도만 해도 도내 가정폭력 건 수는 1376건이었다. 이것이 그 다음해인 2006년도엔는 1,883건, 또 그 다음해인 2007년도엔 2,056건으로 늘어나더니 2008년에는 2005건으로 다소 줄어 다행인가 싶더니 그 다음 해인 2009년에는 무려 3,051건을 기록하면서 2010년에는 3,061건의 상승을 보였다. 여기에 수치심 혹은 가벼운 폭력 등에 따른 미신고 및 미상담 사례까지를 포함하면 그 숫자가 훨씬 많을 것이란 추론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폭력행태도 단순폭행을 넘어 막대나 혁대 이용 등 흉기를 동원하거나 심지어 발길질까지 행하는가 하면 감금 및 정신적 학대 등으로 최소한의 인간적 자존심까지 무너뜨리는 일이 다반사라니 새삼 놀라지 않을 수 없다.
폭력 상대도 과거에는 배우자나 자식들이었는데 반해 지금은 배우자나 자식들을 넘어 시어머니나 친부모에까지 정신적 학대를 가하기 일쑤이며, 심지어 물리적 폭력까지 휘두르는 일이 발생한다니 말문이 막힐 지경이다. 도대체 어쩌다 우리사회가 이 지경이 됐는지 자괴감을 금할 수 없다.
가정폭력이 사회문제화 되면서 이를 막기 위한 가정폭력방지법이 제정된 게 지난 1997년도다. 14년째 그 법이 운용되고 있지만 별 효력이 없다. 원인이 뭔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겠다. 첫째는 폭력상대에 대한 소유개념일 터이고, 둘째는 폭력의 용인 및 조장 분위기의 세태 탓이다. 소유개념은 과거 가부장적 권위주의시대의 잔재로써 상대를 사랑이나 보살핌의 대상으로 여기기보다는 내맘대로 해도 관계없다는 미분화 내지는 낙후의식에 기인한다. 그야말로 아주 잘못된 반시대적 의식이다. 두번째 원인인 폭력용인 및 조장의 세태는 뭣 보다 폭력미화일 것이다. 관련 영상매체를 보면 이를 잘 알 수 있다. 이 두 가지 관점에서 종합적인 범사회적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