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3백 년 전에는 사람들이 자연과 가깝게 지냈다. 대부분의 땅은 오늘날과 달랐다. 인류가 지구 환경에 미친 영향 때문에 인류 자신이 위협을 받는 일은 없었다. 산업혁명이 아직 시작되지 않았던 때인 까닭이다. 그때는 오늘날과 같은 유전 개발도 없었고 공장 단지도 없었고 거대한 발전소도 없었고 자동차 행렬도 없었다. 그러니 그 밖에 그 어떤 심각한 오염원도 없었다. 그래서 그 당시 사람들은 성서를 읽으면서도 땅을 망하게 하는 사람들에 대한 예언이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까마득히 몰랐을 것이다.
현대인들은 확실히 땅을 잘못 관리하고 있다. 현대인들은 지난날의 인류보다 지식이 많아서 지혜로운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현대인들은 땅을 잘못 관리하고 있음에도 그것을 모르고 있는 것 같다. 어떤 위정자들이나 경제인들은 땅을 인간 위주로 개발하는 것이 잘 관리하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 인류가 거주하는 집인 지구가 갈수록 황폐화되고 있음에도 자연 환경을 염려하는 이들이 전체 인구에 비하여 항상 소수인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자연환경을 염려하는 사람들은 먼저 삼림환경에 눈을 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두루 알고 있는 것처럼 삼림은 지구의 허파 역할을 하고 있다. 인류가 날마다 토해내고 있는 이산화탄소를 받아들이는 대신에 유익한 산소를 내뿜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지구의 삼림은 인류에게 많은 목재를 제공하고 있고 또한 먹을거리도 주고 있다. 그런데 그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현대인들은 삼림을 황폐화시키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있다. 지난 19세기와 20세기에 많은 삼림이 파괴되었음에도 사람들은 정신을 차리지 않고 있는 것이다. 21세기에 들어서는 오히려 파괴의 속도를 더 내고 있음이다. 이러다가는 수 년 내에 지구의 삼림들 중 절반이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이다.
땅을 망하게 하는 사람들은 바다도 망하게 하고 있다. 바다는 대기를 깨끗하게 하는데 삼림보다 더 큰 역할을 하고 있건만 그걸 인식하는 사람들은 별로 없는 것 같다. 지금 이 순간에도 바다는 어마어마한 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있다. 전문가에 따르면 지구에서 생성되는 산소의 70 프로가 바다의 플랑크톤에게서 나오고 있다. 그런데도 현대인들은 바다의 고마움도 모르고 날마다 바다를 괴롭히고 있다. 생활하수도 버리고, 공장폐수도 버리고, 시커먼 원유도 버리고, 그밖의 온갖 독성 폐기물도 버리고 있다. 그래서 해양생물들이 갈수록 신음을 더하고 있다. 그런데도 그걸 들어주는 귀를 가진 사람들이 드물다. 아마 그래서 그랬을 것이다. 해양 탐험가 자크 쿠스토는 이렇게 말했다. “인류를 구하려면 바다를 구해야 한다.”
한국 사회는 자연과 관련하여 어떤 친화력을 보여주고 있는지 알고 싶다. 한반도는 예로부터 금수강산이라고 했다. 과연 지금도 금수강산이라고 할 수 있는지가 궁금하다. 한국은 산업이 크게 발전하면서 자연이 많이 상한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그보다 답답한 것이 있다. 미래 발전이 보장되지도 않은 일에 정부가 나서서 엄청난 돈을 퍼부으며 자연의 강토를 변화시키는데 열정을 쏟고 있다는 점이다. 4대강 개발로 인해서 지역민들이 민원을 제기하고 있음에도 그 목소리들은 귀에 영 들리지 않는 개미들의 소리가 되고 있다. 최근에는 구제역으로 3백만 마리가 훨씬 넘는 돼지와 소들을 땅에 매장하는 일이 있었다. 그런데 그게 지금 환경재앙으로 떠오르고 있다. 누구의 말처럼 땅을 기름지게 하는 퇴비 역할을 하기는커녕 지하수를 오염시켜 새로운 전염병원이 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이희찬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