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농민들이 쌀 값 폭락에 애를 태우고 있는데다 벼 이삭에 싹이 트는 등의 피해가 확산돼 이중고를 겪고 있다.
24일 전북도에 따르면 최근 발생한 벼 수발아 피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지난 21일 선제적으로 정부에 수발아 피해 벼 전량 매입을 건의했다.
수발아는 벼가 수확되지 않은 상태에서 벼 이삭에 싹이 트는 현상으로 벼가 여물어가는 시기에 태풍이나 강우로 침관수 또는 도복돼 장기간 이삭이 젖어 있는 경우 주로 발생한다.
전북지역의 경우 이번 수발아는 강풍과 잦은 강우, 고온 등 복합적인 원인으로 발생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문제는 도복이 된 벼보다 대부분 벼가 ‘서있는’ 상태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육안으로 확인하기는 어렵다 보니 도정 과정에서 낟알의 왕겨를 벗겨내서야 안에서 발아된 상태로 발견되고 있다.
현재 잠정적인 전북지역 수발아 피해면적은 이날 현재 3,408ha로 집계되고 있으며 일반매매가 어려운 피해물량은 4000톤 가량으로 조사됐다.
주요 피해 지역을 보면 부안군이 2,800ha로 도내 피해면적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익산 283.8ha, 김제 195.4ha, 정읍 60.6ha, 고창 31.5ha 등의 순이다.
농식품부는 일반매매가 어려운 수발아 피해 벼의 경우 정부 매입을 검토하고 있으며, 벼 재해보험 가입농가에는 종전의 중량 환산 방식에서 수발아 피해립 비율을 적용해 보험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이미 농민들은 쌀 값 폭락으로 힘겨움을 겪고 있다.
조생종 벼부터 3만 원대로 급락하기 시작해 RPC 수매가는 지난해에 비해 30%이상 폭락했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농민들이 우려해오던 쌀값 폭락으로 인한 ‘쌀 대란’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5만2,000원(40㎏ 기준)으로 책정된 수매가는 올해 3만8,000원으로 급락한 상황이다.
도내 농협에서는 우선 이 비용을 지급하고, 향후 전국 벼 수매가를 고려해 추가금을 정산해 주기로 했다.
농민들 사이에서는 최종 가격이 정부의 공공비축미 매입가격(1등급 벼 40㎏ 기준)인 4만5,000원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 아니냐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특히 일부 농민들은 수확기의 논을 뒤집거나 전북도청에 나락을 적재하는 등의 농성으로 자신들의 울분을 표출하고 있던 상황이다.
도는 미질 저하로 일부 농협이나 미곡종합처리장(RPC) 등에서 매입이 불가한 수발아 피해 대책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쌀값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가에서 수발아 피해까지  겹쳐 농민들의 근심이 가중되고 있다” 면서 “자체적으로 수발아 피해를 조사하고 피해 벼 전량을 정부에서 매입하도록 건의하는 등 농민들의 피해 감소에 총력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고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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