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요원의 인도네시아 대통령 특사단 숙소 침입 의혹이 한국과 인도네시아간 외교문제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자 양국 정부가 파문 진화에 나섰다.

 외교통상부는 지난 21일 '숙소 침입 과정에서 군사정보 유출은 없었다'는 요지의 수얀토 인도네시아 정치안보조정장관 인터뷰 내용을 외교부 홈페이지에 올려 이번 일과 국정원은 무관함을 시사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외교부가 다른 나라 장관의 언급을, 그것도 언론 인터뷰 내용을 홈페이지에 올려 소개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외교부는 이 보도자료에서 "수얀토 인니 정치안보조정장관이 21일 자국 언론에 대해 '해당 노트북은 인니 특사단 산업부 실무자의 것이며, 동 노트북에 저장되어 있던 내용은 인니측의 경제개발계획 관련 내용이었다'고 설명했다"고 밝혔다.

 또 "특사단 일원이었던 뿌르노모 국방장관은 금번 방한시 어떤 군사정보 파일도 갖고 가지 않았다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외교통상부 고위당국자도 22일 기자들과 만나 이번 사건이 차분하게 처리되기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이 당국자는 "인도네시아 측도 이번 일이 확대되는 것을 원하지 않고 있고, 신문에 크게 보도되는 것이 국익에 도움이 되는가 하는 생각도 든다"며 "협조를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인도네시아에 대한 정부 차원의 사과여부에 대해 "이는 사실이 밝혀진 그 다음의 문제"라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인도네시아로부터 아직 유감 표명은 없었으며, 사실관계 확인을 언제까지 마쳐달라는 요청도 없었다"고 전했다.

 앞서 인도네시아 대통령 특사단장으로 방한했던 하따 라자사 경제조정장관은 지난 21일 자카르타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3명의 침입자는 방을 잘못 알고 들어온 호텔 손님들이었으며, 오해는 바로 풀렸다"고 말했다. 
 한국과 인도네시아 정부가 숙소 침입 사건에 차분하게 대응하려는 것은 이번 사건이 인도네시아 중장기 경제개발계획 참여를 통한 경제협력 등 양국간 협력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