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박사 부부는 1939년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면서 독립운동의 근거지를 워싱턴 D.C로 옮겼다. 1941년에 이 박사는 태평양 전쟁을 예언하는 영문 저서‘일본 군국주의의 실상’을 발간했다. 이 책은‘대지’의 작가 펄벅 여사는‘무서운 예언서’라고 평가했고, 미국 국무부와 의회에 경고를 주기에 충분했다.
 프란체스카는 이 책의 원고를 세 번씩이나 타이핑하면서 손끝이 무르고 터졌다. 그러나 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독립운동 자금을 많이 확보할 수 있었다. 이때 이 박사는 처음으로 아내에게 예쁜 옷을 한 벌 사주었다. 이 박사가 살았던 미국 집은 미국의 지식인 등 유명인사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가 되었다. 그 때마다 프란체스카는 미모와 능란한 사교술로 워싱턴 저명인사의 부인들과 교제를 했다.
 해방이 되자 프란체스카는 대한민국에서 남편의 일등 비서가 된다. 1948년 8월 15일 이승만이 대통령에 취임했다. 취임식 직후 국내에서는 서양 출신 영부인에 대한 비판이 들끓었다. 하지만 그녀는 꿋꿋했다. 대통령이 미군정으로부터 모든 것을 이양받는 과정에서 프란체스카는 모든 타이핑을 도맡아 하는 등 매사에 적극적으로 일했다.
 프란체스카는 경무대 안주인이 되면서 한 가지 관행을 바꾸려고 했다. 남자들의 회합에 기생이 노래와 춤을 추고 첩이 동행하는 풍습을 바꾸려고 한 것이다. 그래서 손님을 초대할 때는 부부동반을 원칙으로 했다.
 아내의 착실한 보좌를 받아온 이 대통령은 여성에 대한 신뢰도가 매우 높은 편이었다. 젊은 시절 이 박사와 결혼할 뻔했던 임영신을 초대 상공장관에 임명할 정도였다. 프란체스카는 박마리아 여사뿐 아니라 김활란, 김신실, 편정희 씨 등 영어가 통하는 사람들과 두루 두루 잘 지냈다. 프란체스카는 그 만큼 사교적인 성격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임영신과는 편하게 지내지 못했고, 평생 경계했다. 
프란체스카는 경무대 시절 양말을 직접 기워 신는 등 절약 생활을 몸소 보여주었다. 이화장에서 노년을 보낼 때에도 연료 절약을 위해 겨울철이면 본채 대신 경비실에서 추운 겨울을 지냈고 검소한 생활을 실천하였다. 협립우산 한 개를 30년 넘도록 사용했고, 옷은 물론 양말과 스타킹도 기워 신었다. 이승만은 부인 프란체스카가 손수 꿰멘 양말 신기를 좋아했다고 한다.
 6.25전쟁 중엔 물이 부족해 빨래도 물 사정을 봐 가며 해야 했다. 홀로 내려온 정부 요인들과 비서관, 경호원들은 옷을 사 입을 형편이 못 되어 군복을 얻어 입었고 빨래도 손수 했다. 특히 이들 팬티는 해지기 직전의 천 조각에 불과했다. 프란체스카는 노블 참사관이 갖다 준 침대 시트로 팬티를 여러 장 만들어서 직원들 숙소에 갖다 주기도 했다.
 1990년도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프란체스카는“역사의 잘잘못을 따질 능력은 없지만 6ㆍ25에 대해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한국인들이 꿋꿋한 줏대와 배짱으로 전쟁을 치렀다는 점이다. 참상을 겪으면서도 남의 것을 훔치는 국민은 찾아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프란체스카는 말년을 이화장에서 조용하게 지냈다. 정동교회 예배 참석과 매주 금요일 동작동 국립묘지를 방문해 이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는 것이 외출의 대부분이었다. 1992년 3월23일 프란체스카는 타계했다. 그리고 유언대로 국립묘지 남편의 옆에 안장되었다.
/김우연 객원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