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 A축협 조합장 딸은 지난해 B원예농협에 지난해 채용됐다.
그런데 B원예농협 조합장 아들은 올해 A축협에 취업하는데 성공했다.
또 도내 C농협 전 조합장 아들은 D농협에, D농협 전 조합장의 아들은 C농협에 각각 사이좋게 채용됐다.
이는 농협 간부들이 자녀 취업에 '품앗이'를 한 대표적 사례로, 이번 국정감사에서 들통 났다.
청년 실업률이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이처럼 농협 지역조합원 자녀들의 고용세습은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황주홍 의원(국민의당)이 농협중앙회로부터 제출받은 ‘지역조합 임직원 자녀 채용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전북지역에서 2012년부터 올해 8월까지 최근 5년간 지역조합 조합장 또는 상임이사 자녀 13명이 부모가 재직하거나 퇴직한 조합 또는 그 인근 조합에 채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38.4%에 해당하는 5명은 부모가 조합장 또는 상임이사로 재직 중이던 시기에 지역 조합에 채용됐다.
년도 별로 보면 2012년 1건에 이어 2013년 4건, 2014년 1건, 2015년 4건, 올해 3건이다.
‘품앗이’채용이다 보니 공정·객관적 채용 과정에 의혹이 끊이질 않고 있다.
이들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6명은 서류심사와 면접만을 거치는 ‘전형채용’ 방식으로 선발된 것으로 나타나 채용과정에서 부모의 입김이 작용했을 것이란 의구심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전체 인원의 53.8%에 해당하는 7명은 부모의 소속 조합과 동일한 시군 내 조합에 채용됨에 따라 부모의 영향력 개입 의혹은 더욱 짙어진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 인근 조합 간에 자녀 취업을 ‘품앗이’한 정황도 상당수 발견됐다.
결국 취업난을 겪고 있는 젊은이들의 도전을 좌절로 귀결되지 않도록 공정 경쟁을 보장하는 사회체제가 아닌 ‘흙수저’와 ‘금수저’라는 원초적인 불평등 구조가 고착화되는 행태에 비난이 모인다.
황주홍 의원은 “아무리 공정한 채용 절차를 거쳤다고 하더라도 이런 식이면 특혜 의혹을 피할 수 있겠느냐”면서 “농협 내에서도 불투명한 채용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만큼 전수조사를 통해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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