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대의 판소리는 무엇인가라는 명제 하에 치러진 2016전주세계소리축제는 한국전통음악의 다양한 현대적 시도와 실험을 선보이며 이번 축제는 한 단계 진일보했다는 평을 얻었다.
올해 소리축제는 ‘판소리다섯바탕’으로 모던한 공연예술을 연출함으로써 판소리의 스펙트럼을 넓혔다. 이를 위해 모악당 공연무대에 객석과 무대를 나란히 올렸다. 공연은 판소리 무대를 사이에 두고 객석을 양쪽으로 배치하거나 미디어 장치를 활용하여 판소리무대의 원형에 대한 변화를 꾀했다. 또 판소리와 산조의 저변이 약한 현 상황을 반영해 관람석을 200석 규모로 대폭 줄이는 계획을 감행했다.
이러한 기획은 관객과 소리꾼이 가까이 마주할 수 있는 무대공간을 창출하고, 공연에 대한 반응을 실시간으로 읽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공연의 몰입과 호응도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판소리다섯바탕 런웨이’ 무대에 오른 한 명창은 “무대가 열린 공간이라 관객이 공연에서 느끼는 즐거움과 지루함을 단숨에 읽을 수 있었다며, 관객과 같이 호흡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젊은판소리다섯바탕’이 벌어진 오송제 편백나무 숲도 소리와 더불어 풍류를 즐길 수 있어 관람객들의 발길을 한동안 머물게 했다.
15개국 60여명의 연주자들이 다양한 악기와 함께 뿜어낸 ‘세상의 모든 소리’ 개막공연은  개별국가 연주와 국가 간 합작연주로 전개해 갔다.
박재천 전주세계소리축제위원장은 “이 무대는 갈라 콘서트 형식으로 무대를 꾸며, 소리축제에서 펼쳐질 각국의 개별공연에 대한 정보를 드리고자 하기 위함이었다.”고 말했다.
연주자들과 함께 100여명의 어린이합창단이 떼창으로 부른 ‘아리랑과 새야새야’에선 한국음악의 내면에 깃든 고유한 정서로 공연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이외에도 국내외 연주팀의 공동연주로 이뤄진 한폴 프로젝트 쇼팽&아리랑은 평론가들의 호평을 받았고, 미국즉흥음악협회와 해금·대금·가야금의 콜라보 무대는 전통음악과 세계음악이 음악을 매개로 소통하고 조율하며 진행되는 무대로 주목을 받았다.
소리축제 프로그램의 유일한 경합무대인 소리프론티어에서는 동방박사가 KB소리상(1등팀)수상과 함께 네덜란드 아메르스포르트 재즈&월드뮤직 페스티벌 및 타이완 국립전통예술중심 TIMF진출권을 획득했다. 이들은 한국음악의 제한적인 음계를 조금 더 자유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고 세계가 공감할 수 있는 멜로디, 리듬과 사운드로 유일한 음악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가진 팀이다.
박종성 앙상블 K는 소리축제상(2등팀)을, 두 번째 달은 프론티어상(3등팀)을 각각 수상했다.
/정해은 기자

<Copyrightⓒ전주매일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