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 값에 집을 지을수 있다는 소리에 덜컥 공사를 시작했지만 공사 진행자가 무자격자인지라 물방울이 맺히는 하자가 발생했는데도 정당한 권리를 행사 할 수 없어 속이 상할 따름입니다.”

무자격자가 마음껏 지어도 되는 집이 있다고? 있다.
건설업계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안된다. 그렇다고 작은 집도 아니다.
연면적(여러 층으로 된 공간을 평지에 이어 붙였을 때의 면적)이 단독주택이라면 200평, 일반건물이면 150평 이하의 건축은 건설면허가 없어도 지을 수 있다.
건설산업기본법 41조는 ‘연면적이 660㎡(200평) 이상 주택’, ‘495㎡(150평) 이상의 건물만이 종합건설면허를 가진 업체만이 시공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200평 이하의 단독주택, 150평 이하의 건물은 건축주가 마음대로 짓거나 고칠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주택을 건설할 능력을 가진 건축주는 거의 없다.
결국 건축주 시공은 형식 뿐, ‘집장사’로 불리는 건축 브로커가 관련 건설업자와 인부들을 모아서 집을 짓는다.
또 이들은 허가받기 위해 필요한 설계도면 역시 돈을 조금만 받고 대충 해주는, 생각없는 건축사들에게 싼값에 구해 온다.
문제는 날림으로 짓고 업자들이 떠난 뒤에 건축하자가 수두룩하게 발견되어도 형식적으로는 건축주가 직접 시공한 것이 되기 때문에 따지고 수리받을 수도 없다는 점이다.
건설산업기본법에서는 공사예정금액이 1,500만원 이사의 공사 시공사업자는 건설업 등록기준에 따라 기술자격을 갖추고 하자보수보증 등을 포함하는 공제에 가입하도록 하고 있다.
또 실내의장, 미장, 타일, 도장,창호 설치공사의 경우 1년동안, 방수지붕공사의 경우 3년동안 시공자에게 하자에 대한 사후 책임을 물을 수 있다.
하지만 무자격자에게 집 공사를 맡겨 이에 해당이 안된다. 특히 소규모 공사시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고 구두 상으로만 계약을 해 사실 입증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부도덕한 건축업자들이 건축주에게 무격자 업체를 이용하면 건축비용을 아낄 수 있다고 꼬득여 건축을 맡기는 경우가 많다. 특히 리모델링의 경우는 더욱 피해가 심각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또 건설업 등록증 불법 대여 등을 막기 위한 방안으로 “대한건설협회 자료에 따르면 건설업 불법대여 혐의 고발 업체 중 80%이상이 60일 이내 대표자를 변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건설업 등록증 단기간내 양도를 금지토록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말했다./신광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