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교육청 등이 정부 추경이 와도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굽히지 않자 교육부가 예산상 불이익을 주겠다는 뜻을 내비쳐 양측 간 충돌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도내 어린이집은 앞으로도 누리과정 예산지원을 받지 못하게 돼 어려움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7일 전북도교육청과 교육부 등에 따르면 정부 추경에 따라 누리과정 편성 계획을 제출받고 있는 가운데 도교육청이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전북도교육청은 아직 공문을 교육부에 제출하지 않았지만 추경이 와도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김승환 교육감은 지난 5일 확대간부회의를 통해 정부가 내년 누리과정 예산을 별도로 편성하지 않고 대신 지방에 내려 보내는 교부금으로 누리과정 특별회계를 신설하기로 한 데 대해 “어떻게든 시도교육청에 무상보육료를 부담시키기 위한 꼼수”라고 비판한 바 있다.
정부가 추경 예산으로 편성해 내려 보내는 보통교부금 1007억 원을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으로 쓰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보통교부금 1007억 원은 추경 예산이 아닌 내년도 본예산에 편성할 계획이다.
김 교육감은 “시도교육청에 추가로 지원해주는 예산이 아니라 내년, 내후년에 시도교육청이 받아야할 보통교부금을 미리 당겨서 주는 것일 뿐”이라며, 정부와 정치권에서 요구하는 것처럼 이 예산을 누리과정에 전액 편성하거나 누리과정으로 발생한 지방교육채 상환에 사용하는 데에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누리과정 예산을 위한 별도 재원이 오지 않고 법령이 정비되지 않은 상태라는 기존 기조를 유지하면서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보통교부금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에 따라 교육기관과 교육행정기관에만 사용하도록 돼 있는데, ‘어린이집은 영유아보육법에 근거를 둔 보육기관이어서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 예산 편성 반대의 핵심 이유다.
추경으로 추가 재원이 오지만 사실상 세수가 추가돼 오는 것이 아니고 내년 예산에서 당겨서 오는 것으로 이를 어린이집 누리과정 지원에 쓸 경우 내년 예산 상황이 어려울 수 있다는 명분이다.
그러자 교육부는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지 않을 경우 시행령에 따라 그만큼 내년 예산에서 불이익을 줄 태세다.
교육부 관계자는 “1조9,000억원의 정부 추경에 2,000억원의 추가 목적예비비가 지원되는데도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지 않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라며 “강제할 수는 없지만 편성하지 않을 경우 시행령에 따라 내년 예산에서 그만큼 감액 정산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전북도는 지난 2월 어린이집 누리과정 운영비 3개월분(1~3월까지) 47억 원을 긴급 지원했지만 도내 어린이집은 4월부터 현재까지 누리과정 운영비를 받지 못하고 있다.
/고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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