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리문화의전당 갤러리에 밤이 살포시 내려앉는다.
국립현대미술관과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이 공동 주최하는 <밤을 위한 세레나데>전이 2일부터 내달 3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갤러리 R과 I에서 열린다. 
고요한 밤의 서정성을 재발견하기 위한 의도로 기획된 이번 전시에는 서른아홉 점의 ’밤‘을 선보인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시기획자 김미라씨는 국립현대미술관의 설명을 빌려 “국립현대미술관이 엄선한 미술은행 소장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라고 소개했다.
 ‘녹턴 op.27’로 수놓는 밤은 한밤 연인의 창가에서 부르는 사랑의 노래를 연상하기 쉬운 섹션이지만, 침묵과 관조가 만났다. 사진작가 한성필은 <Light of Magritte>를 통해 르네 마그리트의 <빛의 제국> 시리즈를 모사했다. 집과 나무·가로등은 어둠 속에, 하늘과 구름은 빛 속에 있는 풍광에 커튼이 드리워져 있다. 현실과 가상, 낮과 밤이 공존하는 현실에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커튼을 배치시킴으로써 ‘낯설게 바라보기’를 시도한다.   
두 번째 섹션인 ‘도시의 밤’은 ‘빛의 도시’를 연상시킨다. 사진작가 한조영의 <검은 풍경>은 어둠이 빛을 밝히는 도심 야경을 보여준다. 캔버스에 채색한 도시에 스티커로 수많은 불빛을 표현했다. 공황장애를 체험한 작가는 이 불빛들로부터 존재에 관한 위안을 얻었다고 했다.
세 번째 섹션은 ‘별과 달’이다. 사진작가 오상택은 <PRS2-002 Band>를 통해 검은 구름이 드리워진 하늘 아래 사람들이 원을 만들어 역동적인 몸짓을 드러낸다. 현대인이 꿈꾸는 이상향과 현실 사이의 ‘간극’을 과장된 퍼포먼스로 표현한다. 작품에 자신이 출연하거나 주변인들을 등장시켜 어색한 상황을 연출하는 방식도 독특하다.
밤을 소재로 한 다양한 실험이 돋보이는 이번 전시에는 김기태, 위성웅, 이재삼, 공성훈, 한성필, 이원철, 김지희, 김대열, 김성수, 정세라, 정보영, 정연두, 한조영, 권기동, 최성훈, 김승연, 김봉환, 김효준, 안세권, 김종엽, 송민철, 이익재, 이경훈, 박상희, 최성훈, 금혜원, 김도균, 안윤모, 임택, 원성원, 홍주희, 김선두, 이종근, 오상택, 윤대라, 김도균, 구본창, 최기창이 참여한다.
전시 관람은 무료이며, 매주 월요일과 추석 연휴인 9월14~15일은 휴관한다.
<밤을 위한 세레나데>전과 연계한 음악회도 10월1~3일 전시장에서 열린다.
문의 063)270-7835.
/정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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