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다. 한 해를 마무리하고 또 나름대로 한 해를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모두가 분주하다. 거리엔 벌써 트리가 장식되기 시작했고 각종 송년모임이 이어지고 있다. 곧 크리스마스도 닥쳐온다. 모두가 들뜨기 쉽다. 거기에다 눈이라도 내리면 삶의 고단도 잠시 잊고 들뜸이 상승한다. 그렇게 12월이 가고 있다. 그런 가운데 장기적인 경기침체 속에 서민가장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지고 서민주부의 한숨은 깊어진다. 그러나 그들보다 더 절박한 이웃들이 있다. 극빈층과 불우시설에 수용돼 있는 사람 등, 이른 바 소외계층이 그들이다. 이들에게는 이 12월이 춥고 삭막한 ‘잔인한 계절’일 뿐이다. 현재 도내에는 약 7만 명 정도가 여기에 해당된다. 연탄 한 장이 아쉬운 이들에겐 춥고 을씨년스런 겨울날씨만큼이나 세파가 모질다고 여긴다. 정부로부터 일정액을 보조받는다고는 하지만 절망 속에 병들고 지친 몸을 추스르기도 힘들다. 삶 자체가 고통의 연속이다. ‘너무 박정한 세상’일 수밖에 없다고 스스로 단정한다. 자연 세상 원망이 따른다. 그 원망이 자칫 사회에 대한 적개심으로 바꿔질 수도 있다. 바로 이 점이, 그들을 따뜻하게 보살펴야 하는 인간적 측면과 함께, 그들을 적극 배려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들에 대한 배려가 상대적으로 줄어들었다. 정부에게 그 책임을 미루거나 성금 몇 푼 내는 것으로 할 일 다했다는 분위기다. 참으로 아쉬운 부분이다. 특히 지방의 특성상 자치단체장이나 선출직 희망자들이 불우시설을 자주 찾고 도와야만이 그 해당지역에서 불우이웃돕기 상승효과가 나는 법인데 선거법이 이를 가로막고 있어 아쉬움을 더해 주고 있다. 게다가 '사랑의 열매' 단체에 대한 불신까지 겹쳐 너무 썰렁하다.
삭풍 휘몰아치는 이 엄동설한에 실의와 절망에 젖어있는 그들을 찾아 어떤 형태로든 ‘따뜻함’을 전해 줘야 한다. 그것이 ‘사람사는 사회’를 만드는 길이고, 나아가 전북사회를 통합하는 길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