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의 시구(時句)는 영국의 낭만파 거목인 워즈워즈의 ‘무지개’ 제3연에 있는 명구(名句)이다.
성경에도 악한 일에는 어린이가 되고 생각하는 데는 어른이 되라고 했다.
과학철학자 바슐라르도 어린이는 크게 보고 아름답게 본다고 했으며 또 한국의 교육자 오소백은 오늘날 우리의 어린이들을 가공한 것이 어른이라고 걱정했다. 학편 피카소는 어린이들은 모두가 예술인데 문제는 어떻게 하면 예술성을 잃지 않고 성장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명견(明見)은 깊이 새겨 볼 일이다. 그리고 독일 속담에는 어린이를 보면 그 어머니를 알 수 있다고 했으니 공부만을 제일로 알고 교육의 바탕을 흔들고 있는 오늘의 한국 교육의 한 단면을 우리 모두 자성해야 할 과제가 아닐까.
제시된 명구의 핵심은 곧 어린 시절의 자연에 대한 감동을 보여 준 것으로 인간이 어린이와 같은 순수한 마음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을 형상화했다.
그러면 여기서 우선 대한민국 어린이 헌장 한둘만 인용 흔들리는 어린이 교육에 대해서 각성의 거울로 삼아야겠다.
1) 어린이에게는 마음껏 놀고 공부할 수 있는 시설과 환경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2) 어린이는 일이 몸과 마음에 짐이 되지 않아야 한다.
두루 아는 바와 같이 우리의 어린이 헌장은 어린이들의 권리와 복지를 보장하여 줄 것을 어른들이 서약한 것이다.
그러나 도시 학교는 아파트 숲에 눌려 울타리 속에 갇힌 듯하니 푸른 꿈을 생각하면 가슴 답답하기 그지없다.
거기다 자유롭게 뛰노는 놀이로 얻어진 ‘창의학습’까지 마냥 방해를 받고 있다.
정작 선진국의 어린이 교육은 어떤 문화 양식보다도 환상적인 것이어야 한다.
극성스런 과외는 개혁해 나갈 공교육을 오히려 후퇴시키고 있다. 이런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제도 개선과 합께 올바른 정책적 뒷받침이 뒤따라야 함에도 그 희망의 지평은 멀리 보인다. 따라서 세계 속의 한국이 되기 위해서는 우선 국민 스스로가 슬기를 모아 한국 교육에 대한 재인식과 바른 역사의식을 바탕으로 내 가정부터 솔선해야 하겠다.
무릇 어린이 교육은 소질을 자연적으로 자라게 하며 스스로의 의지력과 결단력을 기르는 데 있다는 것을 놓쳐서는 안 된다. 우리 속담에도 ‘물은 트는 대로 흐른다’고 하는 것도 결국 자연의 질서와 그 순리를 일컫는 비유이다.
일본 가정에서는 예닐곱 살만 되어도 가까운 친척 집을 골라서 어린이들이 다녀오게 함으로써 여행의 어려움을 통해 자립심을 길러 준다고 들었다. 물론 차에 오를 때까지는 몰래 뒤를 따라가며 살펴 주는 것도 잊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면 우리 가정교육은 어떤가.
어린이가 혹 뛰놀다가 엎어지기라도 하면 생각은 뒤로 하곤 부리나케 달려가서 고냥 보듬어 일으키는 것이 무조건 사랑인 줄 안다. 이는 부질없는 일종의 조동(躁動)이요 잘못된 습관이 굳어진 것이다. 오직 잘못된 인습은 의타심만 길러 낼 따름이다. 한편 자녀교육을 위해서는 모름지기 예로부터 습관은 성격을 낳고 성격은 운명을 좌우한다는 삶의 지혜를 내내 사랑의 교육을 통해서 스스로 깨치어 실천토록 길들어져야겠다.
올해는 아동문학가 이원수 선생의 탄생 100주년을 맞는 뜻 깊은 해로 선생은 1926년 방정환 선생이 발간한 <어린이> 4월호에 ‘고향의 봄’을 발표했다고 한다. 나이는 15세 그 빼어남은 물론 아름다운 노스탤지어는 영원한 명화이다.
예년에 없는 동장군의 기세도 포근한 햇살과 남촌의 봄바람 따라 물러가리라. 이제는 새봄 새 희망과 함께 사랑하는 우리 어린이들이 입학을 기다리는 정작 설레이는 새봄이라 하늘도 드높다.
마침 남도의 소월(素月)이라 일컫는 굽이굽이 섬진강 진경을 노래한 김용택 시인의 교육대담이 너무 인상 깊어 여기 옮겨 음미해 보면 어떨까.
‘어린이의 생활은 우리의 스승입니다’
/진창선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