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악한 장비로 인한 해양경찰관의 안전사고가 잇따르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더욱이 함정 근무에 맞지 않는 근무복은 안전사고 증가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군산 인근 해상에서 경계 근무 중이던 A경위가 경비함정에서 실족,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해 주위의 안타까움을 샀다.A경위는 높은 파도로 인해 선체가 흔들리는 가운데 선실 밖 통로를 이동 중 바다에 추락한 것으로 알려졌다.이에 앞서 2011년에는 EEZ 외측 불법조업 중국어선에 대한 해상치안 점검을 위해 1천 톤급 경비함정에 승선했던 군산해양경찰서장이 실족해 실종 된지 2시간 만에 군산시 어청도 서방 63km 해상에서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이와 같이 해양경찰관들의 안전사고가 잇따르자 해상치안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해양경찰의 안전 확보를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해양경찰관들은 업무 특성상 심하게 흔들리는 선체에서 바닷물에 젖은 채 미끄러운 갑판을 수시로 이동하는 등 위험에 항상 노출되어 있다.하지만 해경의 근무위험도에 비해 이들이 착용하고 있는 구명동의 등 개인보호 장구는 형편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대부분의 경비함정 근무자들은 수년이 지난 낡고 냄새나는 구명동의를 착용하고 있으며, 이 또한 전체식(스티로폼 주입) 구명동의로 부피가 크고 활동이 불편하다.
특히 요즘 같은 찜통더위에는 전체식 구명동의를 입는 것 자체가 자칫 온열질환 마저 유발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함정근무자들은 상시 착용해야하는 구명동의 착용을 꺼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해경에서 사용 중인 구명동의를 부피가 작고 활동이 편한 ‘자동팽창식구명동의(이산화탄소 카트리지 주입식)’로의 교체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자동팽창식구명동의 경우 사람에 물에 빠졌을 때 이산화탄소가 카트리지가 격발되면서 구명동의가 팽창하는 것으로 착용이 간편하고 활동이 용이한 장점이 있다.
실제 해상공사 등 바다에서 위험한 공사를 진행하는 사람들은 간편하게 목에 걸칠 수 있는 자동팽창식구명동의를 착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비함정에서 착용하는 근무복도 현장 여건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현재 함정 지휘관급을 포함 대부분의 해양경찰관은 넥타이에 정복, 구두를 착용하고 함정근무를 하고 있다.
경비함정은 좁고 복잡한 구조로 설계되어 있고 업무상 수시로 선체 외부 갑판에 드나들면서 단속 및 장비 점검이 이뤄지고 있으며, 특히 기관실 근무자의 경우 넥타이가 작동중인 장비에 빨려 들어갈 위험이 크다.
이에 경비함정에 어울리지 않는 넥타이를 풀고 활동에 불편함이 없는 근무여건에 적합한 복장으로 교체가 요구되고 있다.
해양 전문가들은 해양경찰관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현실에 맞는 장비 지원과?지역 여건에 맞는 안전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한 해양관련 전문가는 “미국 등 해양강국에서 보유하고 있는 장비에 비해 해양경찰이 보유하고?있는 장비는 그 성능·활용도 등이 뒤쳐지고 현실에 맞지 않는다”면서 “추락 등의 위험한 업무에 노출돼 있는 해양경찰관들의 안전을 위해 실용성 있는 장비와 의류를 도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해양경비안전본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공무상 사망 및 순직자는 21건, 부상 448건으로 나타났다. /군산=문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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