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가 재난이나 안전사고 발생 위험이 있는 시설물 관리를 부실하게 해 온 것으로 감사원 감사결과 드러났다.
특히 전주시는 재난 예방 점검대상으로 지정한 시설 수백 개를 점검하지 않고도 한 것으로 꾸미는 등 시설물 안전관리에 구멍이 뚫린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지난 3월 전주시를 대상으로 한 기관운영감사 결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해 14건의 위법·부당사항 등을 확인했다고 10일 밝혔다.
전주시는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따라 준공 15년이 지난 종교시설·공동주택 등 재난이 발생할 위험이 높거나 재난 예방을 위해 지속 관리할 필요가 있는 시설 1,753개를 특정관리 대상시설로 지정, 반기별 1회 이상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감사원 확인 결과 170개 시설이 특정관리대상시설 지정에서 누락돼 안전점검을 받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누락 시설에는 1915년 준공돼 연간 300만 명이 방문하는 유명 성당을 비롯한 종교시설 65개, 공동주택 32개 등이 포함돼 있었다.
이에 감사 기간 누락 시설 170곳에 대한 안전점검 결과 1986년 지어진 한 공장시설이 철골구조 기둥 부식 등으로 인해 조속한 보수·보강이 필요한 C등급 진단을 받는 등 130개가 보수·보강이 필요한 B등급(128개)과 C등급(2곳)으로 평가됐다.
또한 지난해 하반기 점검대상 시설 1022개 가운데 기존에 A등급 평가를 받은 469개에 대해서는 실제로 안전점검을 실시하지 않고도 국가재난관리시스템에는 '안전점검을 한 후 A등급을 부여'한 것으로 허위 입력한 사실도 적발됐다.
안전점검 자체 부실 진행도 감사결과 드러났다.
지난해 하반기 실제 안전점검을 실시한 553개 시설의 점검 내용을 확인한 결과 매뉴얼상의 체크리스트가 아닌 담당자들이 자체 마련한 체크리스트로 점검(136개)하거나 아예 체크리스트도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점검(417개)을 진행하고 있었다.
또한 공동주택, 종교시설, 대형건축물 등 276개 시설의 경우 평균 점검시간이 5~8분에 그치는 등 점검 자체도 소홀하게 진행됐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전주시의 부실행정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지방재정법 등에서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 사업은 전체사업에 대해 타당성 조사와 투자심사를 받도록 한 규정을 피하려고 '꼼수'를 쓴 것으로 확인됐다.
전주시는 2012년 6월 노후 산업단지에 도로, 공원·녹지, 주차장 등 기반시설을 확보하는 1,100억원 규모의 노후산업단지 재생사업 기본계획을 수립한 뒤 ‘500억원 이상 사업’시 받아야 하는 타당성 조사를 받지 않은 채 사업을 추진한 것이다.
감사원 관계자는 “전주시는 전체 사업에 대한 타당성 조사 결과가 좋지 않을 것을 우려해 사업비 499억원인 도로 부분을 떼어내 타당성 조사 없이 행정자치부의 투자심사 승인을 받은 뒤 실제로는 주차장과 공원·녹지를 포함해 사업을 추진하는 방법을 썼다”고 말했다.
/고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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