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만 나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일괄이전 방안이 고개를 쳐든다.
엊그제는 이방호 지방분권촉진위원장이 이 문제에 대해 "정치적 논리가 아닌 경제적 논리로 풀어야 한다"면서 "상식선에서 판단하면 LH가 어디로 가는 거쇼이 옳은 지 간단하게 답이 나온다"라며 경남 진주혁신도시로의 이전이 바람직하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내비쳐 우리를 또 자극했다. 이방호 위원장은 주지하듯 경남 사천 출신의 한나라당 국회의원였으며 사무총장을 지냈다. 지난 총선에서 국회입성에 실패했던 그는 지난 달 장관급인 대통령 직속기구인 지방분권촉진위원장으로 3년 만에 중앙정치 무대에 복귀, 주목을 끌었다. 그런데 그가 얼마 전 경남지사를 만난 자리에서 공정해야 할 지방분권촉진위원회의 수장으로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특정지역 지원 암시는 그의 개인적 자질을 의심케 하는 저질적 망언으로 지탄받아 마땅하다. 그렇지 않아도 이 문제를 놓고 그 동안 김황식 총리와 정종환 국토해양부장관 등 여권 정치권의 관련인사들의 줄기찬 지원사격(?) 때문에 이 쪽의 신경이 곤두선 상황인데, 소위 지방분권을 위해 멸사봉공의 자세를 가져야 할 위치에 있는 그의 망동이 이어져 보통 불쾌한 게 아니다.
본란에서 누누이 강조했 듯, LH 이전문제는 전북도가 주장하는 분산배치 만이 해법이다. 혁신도시건설의 취지가 지역균등발전이 아니던가. 지금 전북과 경남의 차를 감안할 때 당연히 전북으로 와야함은 삼척동자도 다 알 만큼 두 말할 나위 없다. 우선 인구 및 경제활동 인구 면에서 경남은 우리 전북보다 2배나 많다. 수출입 규모는 거의 10배 차이가 난다. 예산규모도 4배 차이로 도무지 비교 자체가 안된다. 이런 상황에서 경남으로 다 가져간다면 국가적으로도 지역재앙이 되는 부익부빈익빈만 더 심화시킨다. 명분이나 도리 상으로 볼 땐 LH 전부가 전북으로 와야 맞다. 그러나 백 번 양보해 '분산배치'를 주장하고 있는데 그런 뜻 마저 모르고 이런 식의 장난질(?)이라니 억장이 막힌다. 더 이상 자극하지 말고 당초 취지에 맞게끔 올바른 처신들을 해 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