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외통위) 위원장이 14일 민주당 손학규 대표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날치기' 발언에 대해 "외통위원장으로서, 또 국회의원으로서 강행처리하지 않겠다"고 반박했다.

 남 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 외통위원장실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나는 한·미FTA를 포함해서 앞으로 어떤 종류의 강행처리에도 참여하지 않겠다는 이야기를 한나라당 의원 22명과 함께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남 위원장은 또 "외통위 상임위는 물론이고, 본회의장에서도 국회의원 22명의 의지가 시퍼렇게 살아있어서 날치기 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분명히 하며 "한·미FTA 문제도 이제 국회에서 논의를 시작하자. 그리고 찬반 열변을 토하고 국민들에게 펼쳐보이자. 부결이든 가결이든 당당하게 처리하자"고 거듭 당부했다.

 그는 이어 "민주당이 반대한다고 해서 그것이 무조건 악법이고, 비준돼선 안 된다고 낙인 찍는 것이야말로 일방주의"라며 "앞으로 우리는 일방주의와 극단주의의 덫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손 대표가 합리적 통합주의자로서의 면모를 회복해주길 것을 간곡히 당부드린다"며 "손 대표는 추가협상안으로 균형이 심대히 깨졌다고 하는데, 그런 주장은 할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일부분 때문에 전체가 잘못됐으니 아예 할 수가 없다고 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더 이상 난장판 국회는 없도록 하겠다. 그리고 그 사안을 한·미FTA로 하고 싶다"며 별도 비준이 아닌 기존 협상안 철회 후 통합안 비준이라는 자신의 입장에 대해서는 "그 것은 내가 정부와 우리당 지도부를 설득해야할 대목이고, 그렇게 하는게 비준에 대한 국민적 지지와 명분을 끌어내는 방법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남 위원장은 "아직 미국 의회에 대한 의구심이 걷혀지지 않아 좀 지켜보면서 과정을 하나하나 밟아 나갈 것"이라며 '미국 의회에 대한 의구심'의 실체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상원재무위원 개인적 성향과 파나마·콜롬비아 FTA와의 동시처리 등이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병합할 경우를 가정한 한·미FTA 비준안의 원안 내용 재논의 여부에 대해 "나는 그런 입장"이라며 "모양만 하나의 보따리가 아니라 실제로 가져오면 풀어놓고 이야기해야 한다. 상황변화가 있으면 상황변화에 따라 대책도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