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평균 45명씩 자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OECD국가 중 최고치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하루 평균 20명 정도의 자살자가 발생했는데, 금세 배가 넘어 자살이 하나의 유행병 처럼돼버렸다. 가장 큰 이유는 빈곤 이고, 그 다음이 가정불화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어쨌든 하루 평균 45명씩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이 세태의 의미는 생각보다 훨씬 심각하다. 빈곤 그리고 가정불화와 자살, 그 함수관계를 새삼 짚지 않을 수 없다.
우리의 겉 모습은 유사 이래 최고의 재화생산과 과학기술문명의 발달로 각종 생활의 편리함과 물질적 풍요로움을 누리고 있다. 그런데도 한 쪽에선 빈곤과 이런저런 이유의 가정불화라니…. 이 같은 현상은 언뜻 이해 안 될 것 같지만 조금만 깊게 생각하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자본주의사회의 필연이다.
자본주의에서 파생된 신자유주의 체제는 사회를 시장(市場)으로 간주하는 데에서부터 출발한다. 모든 건 거래이며, 이윤추구가 최고의 선이자 목표가 된다. 보다 많은 이윤을 얻기 위해 ‘능률’이 강조되고, 그 능력과 효율이 없거나 떨어지면 여지없이 도태된다. 그야말로 치열한 적자생존의 원칙과 강자위주의 정글법칙이 적용된다. 강자만 살 수 있는 제도다. 모든 과실(果實)도 대부분 그들이 차지한다. 반면, 약자는 그 ‘부스러기’로 산다. 엄밀한 의미에서 볼 땐 사는 게 아니다. 그냥 삶에 이끌린다. 물론 약자 차지가 되는 그 부스러기가 절대 빈곤시대에 비하면 물질적으로 더 풍요로움을 주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그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은 절대 빈곤의 고통 보다 영혼에 더 큰 상처를 안긴다. 배고픈 건 참아도 배 아픈 건 도저히 못 참는 세상에서 가진 자와 사회에 대한 증오, 자신감 상실을 거듭하다가 결국은 자탄과 함께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인격에 못미치는 부(富)가 처처(處處)의 섹스, 도박향락에 젖게 만들어 가정을 불화로 모는 경우도 적지 않다. 또, 돈 때문에 천륜이나 의리를 헌신짝 버리 듯 저버리는 것도 다반사다. 이런 잘못된 사회를 언제까지 지속시켜야 하는 것인 지…. / 서재철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