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전북지역 효자 품목이던 복분자가 소비 급감 등의 원인으로 재고가 쌓여 전북도가 복분자 처리에 진땀을 흘리고 있다. 이에 도가 '복분자 판매 대책반'을 운영하고 수매운동을 전개 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섰지만 재고량이 많아 원활한 처리가 힘든 실정이다. 게다가 이달 말 본격적인 복분자 수확이 시작돼 도내 농민들의 시름은 깊어져가고 있다.
현재 도내 복분자 재고량은 전국 생산량의 13% 정도인 931톤 정도이다. 지역별로는 고창 622톤, 순창 210톤 정읍 65톤 등이다. 전북지역 한해 복분자 생산량은 5,000여톤(2015년 5,143톤, 2016년 4,936톤)정도로 이는 전체 복분자 생산량의 70~80% 를 차지한다. 이에 따라 도내 복분자 재배농가들은 지난 2010년 기준으로 300억대의 수익을 올리는 등 복분자는 전북지역 농가의 효자 품목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2011년부터 복분자 원물가격 상승으로 복분자 가공업체와 계약 불이행 문제를 남기는 등 불협화음을 겪어 복분자 생산량은 유지된 채 가공업체들의 연간 수매량은 감소 유지로 선회하기 시작했다. 이후 지난해 메르스의 여파로 인해 소비가 급감하고 이에 따라 대형 복분자 가공업체들도 큰폭으로 수매량을 줄여 재고 물량이 급격하게 늘어난 것이다.
경기침체와 소비패턴의 변화도 복분자 재고량 급증의 한 원인으로 꼽힌다. 복분자의 가공형태는 아직까지 포도, 오디, 블루베리, 아로니아 등과 비슷한 형태(주류 등)으로 가공돼 해당 농산물들이 복분자를 대체함에 따라 복분자의 소비가 줄어들었다는 분석이다. 이를 방증하듯 오디와 블루베리, 아로니아의 소비는 꾸준한 상승세를 보인다. 오디 소비는 2010년 3970톤에서 2013년 4653톤, 2015년 5748톤까지 증가했다. 블루베리도 2010년 475톤에서 2015년 1451톤, 아로니아도 2010년 95톤에서 2015년 298톤까지 늘었다.
이와같은 현상으로 올해 풍년이 예상되는 복분자 농사에도 농가들은 반가움 보다는 시름만 늘어가고 있다.
9일 전북도와 고창군 등에 따르면 현재 복분자 수매가는 kg당 5000원 선이다. 지난해에는 7000원이었고 수년 전에는 1만 원을 넘기도 했다. 게다가 수매량이 줄면서 판매에 어려움을 겪는 이중고에 시달리고있다.
이에 도는 최근 '복분자 판매 대책반'을 운영하고 홍보 마케팅 프로그램을 선정하는 등 본격적인 홍보에 나섰다. 또한 오는 15일부터 복분자 사주기 운동을 전개하고 직거래 장터 및 로컬푸드 매장 판매도 본격화 한다는 방침이다.
소주회사를 대표하는 보해양조(주)는 복분자 재고량과 올해 생산되는 복분자를 합해 415톤의 복분자를 수매키로 결정해 지역농협의 재고분을 덜어 숨통을 트게 하기도 했다.
도 관계자는 "지난해 재고, 경기침체 등으로 올해는 어느 해 보다 복분자 소비가 어렵다"면서 "무더운 날씨에 수확한 전북산은 면역증진 등에 탁월한 만큼, 생과를 구입해 집에서 술이나 음료로 담아 줄 것을 당부한다"고 밝혔다.

/정영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