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후배가 운영하는 사료제조업체에 특혜를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건식(71) 김제시장이 재판에 넘겨졌다.
전주지검은 10일 가축 면역증강제 지원사업 등과 관련해 고향 후배 업체에게 특혜를 준 혐의(업무상 배임)로 이 시장을 불구속 기소하고 이 시장의 고향 후배 정모씨(62)를 업무상배임 및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이 시장은 지난 2009년 10월부터 2013년 12월까지 가축 면역증강제 지원사업과 관련해 김제시가 정씨가 운영하는 사료제조업체에서 생산한 14억6300만원 상당의 가축보조사료를 납품받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시장의 고향 후배 정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사료업체에서 생산한 제품을 김제시에 납품하기 위해 청탁 명목으로 2차례에 걸쳐 현금 1억원을 제공한 혐의(뇌물공여 등)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 시장이 정씨로부터 직접 돈을 받지 않았고, 처를 통해 돈을 건네받은 뒤 즉시 반환한 점 등에 비춰 뇌물수수의 범의가 없었다고 보고 이 시장에게 뇌물수수 혐의는 적용하지 않았다.
김제시는 당시 이 사업을 추진하기 전 축산농가와 수의사 등으로 구성된 선정위원회를 통해 11개의 제품을 추천받아 심사한 결과, 정씨 회사의 제품은 단가가 높아 농민 선호도가 2% 내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이 시장은 제품 구입을 위해 관계 법령에 따라 1회 납품요구대상 금액이 1억원 이상일 경우 조달청에 등록된 5개사 이상의 업체를 대상으로 제안을 요청해야 하지만, 1억원 미만 분할 구매 방식으로 가축 보조사료를 납품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시장은 또 2013년 11월 친환경 토양환경개선제 지원사업과 관련, 이미 국고보조금 사업으로 농가에 보급하고 있어 시 예산으로 별도 구매가 불필요한데도 정씨의 회사에서 생산한 토양개량제 1억4800만원 상당을 구입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 시장은 고향 후배 정씨로부터 김제시장에 당선되기 전에도 수천만원 상당의 용돈과 소나타 승용차 1대 등을 주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 시장이 경제적 후원을 받은 고향 후배 정씨의 청탁을 받고 편의를 봐준 것으로 보고 이 시장을‘업무상 배임’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한편 감사원은 지난해 12월 지방자치단체 재정운영 실태 감사를 통해 이 시장이 후배가 운영하는 사료업체에 특혜를 줬다는 감사결과를 발표하고 이 같은 내용을 토대로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바 있다.
/박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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