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주택가 한 가운데 자리한 효사랑가족요양병원이 지역주민들과 협의도 없이 장례식장 영업을 추진해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효자2동 장례식장 결사반대 추진위원회는 9일 효사랑가족요양병원 앞에서 집회를 갖고“효사랑가족요양병원이 주차장이라고 건설을 시작하더니 주민들 모르게 설계변경을 한 뒤 조용히 장례식장을으로 바꿔 운영하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병원이 인근 주택들을 야금야금 매입하고 주차장을 만든다고 했을 때 공사소음이 발생해도 민원 한건 넣은 적 없었는데 주민들과 한마디 상의도 없이 주거지역에 혐오시설인 장례식장 영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효자2동에 거주하는 주민 A(80)씨는 “병원이 장례식장을 운영한다는 소식도 열흘 전에야 알고 항의 방문했지만 법적으로 문제 없으니 법대로 하자는 말만 들었다”며“이게 주민들을 무시하는 처사가 아니면 뭐냐”고 언성을 높였다.
이어“일주일 전 대책회의를 열고 위원회를 구성했으며 지난 8일 완산구청 건축과에 진정서를 제출하고 전주시청을 찾아 시장과 면담을 가졌다”며“완산경찰서에 집회신고서를 제출하고 지난 8일부터 반대 시위에 나섰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B(75·여)씨는“집값 하락, 교통체증 증가 등 다양한 문제들이 발생할 게 불을 보듯 훤하다”며 불안감을 토로했다.
지역민들은 뭇엇보다 효사랑가족요양병원이 지역민들에 대한 설명회나 협의도 거치지 않고 전북도의 장례식장 승인을 받은데 이어 전주시에 장례식장 영업신고를 접수, 주택가 한 복판에서 장례식장 영업을 준비하는데 배신감을 넘어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뒤늦게 도심 주택가 한 복판에 장례식장 설립을 추진하는 요양병원의 사업계획을 알게 된 효자2동 주민들은 효사랑가족요양병원 장례식장 신축 반대추진위원회를 조직하고 주변 거리 곳곳에 반대 현수막을 내걸고 강력한 반대 투쟁에 나섰다.
효사랑가족요양병원 관계자는“병원의 특성상 먼 타지에서 찾아와 입원한 환자들이 많은데 환자가 사망할 경우 감염예방을 위해 병실과 격리해야 하지만 병원 측에서 보호자 동의 없이 마음대로 장례식장을 결정할 수 없는 애로가 있었다”며“병원은 언제든 대화를 통해 협의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지만 주민분들의 감정이 격해져 있어 상황이 쉽지 않다"고 해명했다.
장례식장 영업허가는‘장사 등에 관한 법률 및 시행령’에 따라 장례식장을 시신처리구역과 빈소구역, 업무구역으로 구분, 각각 필요한 시설 및 설비를 갖춰 신고하면 된다.
이같은 시설기준 등을 충족할 경우 시는 영업신고 처리기간 30일 이내 장례식장 영업을 허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법적으로는 영업허가를 내 줄 수밖에 없지만 전례 없이 주택가 한 복판에 장례식장이 들어서는 데 거세게 반발하는 지역민들의 여론은 전주시 행정에 큰 압박이 되고 있다.
지역내 장례식장이 부족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도심 한 복판에 이례적으로 주민들이 반대하는 장례식장 영업을 허가할 경우, 전주시에 쏟아질 비판 여론도 부담이다.
전주시 관계자는“주택가 한 복판에 들어서는 장례식장 사업계획에 대한 주민들의 반발 여론을 고려해 병원 측과 협의를 통해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안진수 기자

<Copyrightⓒ전주매일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