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의 용도와 가치는 실로 다양하다.
예부터 우리 조상들은 부채엔 여덟 가지 덕이 있다고 여겼다. 그래서 더위가 시작되는 단옷날 즈음 부채를 선물로 주고받으며 그에 얽힌 해학과 낭만을 즐겼다.
그 여덟 가지 덕은 ‘더위를 쫓아주는 덕, 땅에 않을 때 방석이 되어주는 덕, 파리·모기를 쫓아주는 덕, 저 멀리 방향을 가리켜주는 덕, 여인이 옷 갈아입을 때 가려주는 덕, 흥겨울 때나 노래를 부를 때 장단 맞춰주는 덕, 빚쟁이 만났을 때 얼굴을 가려주는 덕 등이다.
또한 유럽에서 부채는 귀부인의 장식품이자 연애의 도구로 쓰였다.
특히 17·18세기 접는 부채가 이 같은 용도로 사용됐다. 11세기 고려에서 중국으로 건너간 이 부채는 16세기 들어 포르투갈인들에 의해 중국에서 유럽으로 전해졌고, 이후 스페인·프랑스·이탈이아 등 유럽 전역으로 퍼져나갔다.
17세기부터 유럽 여성들은 부채를 연애 감정을 표현하는 메시지로 사용했다. 이는 일종의 부채 언어로 자신의 연애 감정을 드러내기 어려웠던 여성이 부채를 통해 다양한 감정을 표현했다. 심지어 17세기 런던과 파리에서는 사교에 서툰 여성에게 부채 언어를 가르치는 아카데미가 만들어지기까지 했다.
오늘날 부채는 판소리, 뮤지컬 등의 문화공연에서 소품으로 두루 쓰이며 문화적 언어를 대신하며, 글씨·그림· 장식 등이 곁들여져 예술작품으로 거듭나 소장의 가치를 지니기도 한다.
부채와 관련해, 2016 전주단오 행사일인 9일과 10일 덕진공원 전주시민갤러리에서는 전주부채문화관 소장품 특별전이 열린다.
이번 부채 특별전에는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선자장 작품에 미술가들이 그림을 그린 작품 50여점이 전시된다.
이와 함께 덕진공원 취향정 앞에서는 압화부채와 냅킨부채를 만드는 공예체험 마당도 마련된다.
/정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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