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천벽력같은 서남대 의대 폐과 소식에 남원시민의 자존심이 무너지는 것만 같아 통탄스럽네요.”
서남대학교 의과대학 폐과 결정에 남원시민은 물론 전북도민들이 통탄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지역민들의 숙원사업으로 지난 1995년 의대 신설부터 서남대 설립자 이홍하 이사장을 비롯한 학교 운영진의 비리 의혹과 부실교육 논란으로 하루도 조용할 날 없었던 서남대 의대가 20년 만에 문을 닫는다는 소식에 남원시민들은 울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남원시민 K(45)씨는“서남대학교 의대는 이홍하 이사장 일가의 것도, 교육부의 것도 아닌, 지역민들의 숙원과 자존심이 담긴 의대”라며“학교재단의 비리에 따른 교육부실을 관리 감독해야 할 교육부가 대학구조개혁에만 매몰돼 지역에 꼭 필요한 의대가 폐교되는 일이 벌어졌다”고 학교재단과 교육부를 싸잡아 비판했다.
전북지역 의료계를 위한 자원확보를 1995년 설립된 서남대 의대는 부실교육 논란에도 수도권에 밀집된 의료자원을 분산, 지역 의료계에 큰 힘을 보태왔다.
서남대 의대를 졸업한 한 개원의는“설립 초기부터 부실교육 논란이 끊이지 않았지만 서남대 의대는 지역민들에게는 자부심의 원천이었고, 의대생들에게는 지역 의료계의 핵심 자원으로 성장하는 발판이었다”며“학교 설립자의 개인 비리가 학교 부실 운영으로 이어지고, 끝내는 학교 경영을 파산까지 몰아 학교 문을 닫을 지경까지 왔다는 현실이 믿어지지 않는다”고 허탈감을 토로했다.
330억원이 넘는 교비를 횡령해 실형이 확정된 서남대 이홍하 이사장의 비리로 서남대의 근간을 이루는 의대 폐과 결정에 이르는 과정에서 보인 대학 측의 부실한 자구노력과 교육당국의 무책임한 방임을 성토하는 목소리도 크다.
남원시를 비롯한 임실과 순창 등 전북 동부권 지역민들은 학교 설립자의 교비 횡령 보전을 위해 20년 넘게 지역 의료계의 한 축을 담당한 서남대 의대 폐과를 자구 계획으로 교육부에 제출한 대학 측에 배신감을 토로하고 있다.
서남대 입학정원은 900명으로 이 가운데 의대 입학정원은 49명이다. 현재 의대에 재학중인 294명은 폐과가 확정되면 인근 의대로 특별 편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남대가 교육부에 제출한 자구 계획은 서남대 의대 폐과로 남원캠퍼스는 일부만 평생교육원으로 활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임실군민 L(53)씨는“서남대 의대는 학교재단 설립자 개인의 소유물이 아닌, 지역민들의 숙원을 모아 당시 김영삼 정부의 결정을 끌어내 신설한 의대”라며“부도덕한 대학 이사장의 비리와 무능한 학교 운영진에 엄중한 책임을 묻고, 의대는 살리는 방향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영재 기자


<Copyrightⓒ전주매일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